엔화 약세에 대해선 “일본산 제품 수요에 긍정적...진짜 문제는 인구”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71·사진) 뉴욕시립대 교수가 중국의 생산 위주의 경제 모델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중국 당국이 수요 촉진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진단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수출하고자 하는 모든 것을 전 세계가 받아들일 수는 없다”면서 “중국 측의 현실 인식이 완전히 결여된 것처럼 보인다는 사실은 우리 모두에게 위협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 지도부는 생산 대신 소비 수요를 촉진하기 위해 정부 지출을 늘리는 것을 특이하게도 꺼린다(bizarrely unwilling)”면서 “지금의 중국 경제 모델이 ‘대단히 부적절한(vastly inadequate)’ 국내 지출과 투자 기회 부족으로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도 했다.
크루그먼의 비판은 최근 미국과 유럽 등에서 중국의 과잉생산과 ‘밀어내기식’ 저가 수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이와 관련해 중국 인민은행에서 자문위원을 지낸 리다오쿠이 중국 칭화대 경제학과 교수는 블룸버그TV에 현금이 부족한 지방 당국을 보완하기 위해 중국 중앙정부가 국채를 훨씬 더 많이 발행해야 한다면서 앞으로 몇 달간 중국이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크루그먼 교수는 일본 엔화 약세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할 문제가 아니라고 진단했다. 그는 “일본에 엔화 약세에 대해 왜 그렇게 걱정하는 지가 의아하다”면서 “엔화 약세는 약간의 시차를 두고 보면 일본산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수요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은 지난 4월 26일부터 지난 29일까지 한 달간 환율 방어를 위해 외환 개입에 9조7885억 엔(약 86조 원)을 투입했다고 지난달 31일 발표했다. 엔화 가치 급락이 이어지자 역대 최대 규모의 개입에 나선 것이다.
크루그먼은 “일본의 장기적인 약점은 인구 통계와 극도로 낮은 출산율과 관련이 있다”면서 “일본이 과거와 비교하면 이민에 개방적이게 됐지만, 이 문제는 변하지 않는다.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