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새 원내사령탑 선출을 마무리하면서, 황우여 비상대책위원회 구성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황우여 비대위 구성까지 마무리하면, 본격적으로 차기 당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준비에 착수할 전망이다.
11일 국민의힘 상황을 종합하면, 전당대회 개최 시점은 7~8월로 예측된다. 당초 6월 말부터 7월 초 사이 전당대회 개최로 빠르게 당 지도체제를 정비할 계획이었으나, 원내대표 선출이 일주일 정도 미뤄진 것부터 포함해 여러 가지 요인으로 일정이 밀리는 상황이다.
다만 추경호 원내대표 선출에 이어 황우여 비대위와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첫 만찬을 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당장 비대위 인선부터 속도가 날 것으로 보인다. 비대위 인선을 마무리하면 본격적으로 차기 지도부 선출 관련 준비에 착수하게 된다.
황 위원장은 1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전당대회 개최) 시기를 정하기가 지금 어렵다"며 "정할 수 있는 건 40일이라는 당헌·당규상 절차 규정이 있어서, 그 40일은 특정할 수 있는데 그 앞에 준비나 여러 가지는 벌써 원내대표 하는 것도 일주일이나 늦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당헌·당규에 따르면 40일이라는 부분만 특정돼 있지 언제부터 시작해야 된다는 것은 지도부에 맡겨져 있는 것"이라는 말과 함께 "6월 말 또는 8월 어디 이렇게 굳혀놓으면 위험할 수가 있어 말을 아끼는 거다. 빨리 최대한 성실하게 하고 지체없이 할 텐데 다만 시기를 우리한테 맡겨 달라"고 강조했다.
황 위원장이 전당대회 시기를 특정하지 않았으나, 당헌·당규 절차에 따라 준비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비대위가 들어서면 차기 지도부 선출 관련 준비부터 나설 전망이다. 전당대회 경선 규칙 개정 필요성도 언급되나, 시기와 관련한 목소리가 많은 만큼 일정부터 못 박을 가능성이 있다.
당권 주자로 분류되는 인사들은 전당대회를 빨리 치러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당 대표로 출마, 당선될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는 해석 때문이다. 전당대회 시기가 늦어질수록 한 전 위원장에 대한 제22대 총선 참패 책임론이 옅어질 것이라는 주장이 있다. 총선 참패 책임론이 옅어지면, 한 전 위원장 지지층도 결집해 적극적으로 전당대회에서 표를 행사할 가능성이 있다.
안철수 의원은 10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가급적이면 빨리 전당대회를 치르면 좋겠다고 생각한 이유가, 대위 목적 자체가 빠른 시간 내 민심으로부터 멀어져 있는 당을 빨리 수습해 민심과 가까운 지도부를 빨리 구성하는 데 공정한 관리를 하는 거 아니겠냐. 저는 거기에 충실하면 좋겠다"고 했다.
윤상현 의원도 8일 오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지금이야말로 혁신을 위한 최적의 타이밍"이라며 "혁신의 좌표와 방향을 설정하고, 그 토대 위에서 전당대회를 치르는 게 맞다"고 글을 올렸다.
한편 황우여 비대위가 공식 출범하면, 전당대회 경선 규칙을 바꾸는 문제가 화두로 떠오를 전망이다. 기존 전당대회 경선은 당원 투표 100%로 치른다. 이에 대해 당 일각에서는 '민심을 반영해야 한다'며 일반 여론조사도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의힘 3040세대 모임인 '첫목회'는 2일 비공개 회의에서 '당원투표 50%·일반 국민여론조사 50%'로 전당대회 규칙 개정이 필요하다고 방침을 정했다. 이에 대해 7일 황 위원장과 만난 자리에서 공식 건의하기도 했다.
황 위원장은 전당대회 규칙 개정과 관련, 당시 첫목회와 만나 "모든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 과정"이라며 "여러 가지 의견을 수렴하고 긍정적인 검토를 해보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