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라늄 자급자족 나선 서방...러시아 제재하고 투자 가속

입력 2024-05-08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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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고순도·저농축 우라늄 제조에 3300억원 지원
미국 상원, 러시아산 수입 금지 법안 통과
러시아, 세계 최대 우라늄 공급국이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후 각국 의존 탈피 움직임

▲우라늄 농축 업체 우렌코에서 직원이 시설을 점검하고 있다. 출처 우렌코 홈페이지
▲우라늄 농축 업체 우렌코에서 직원이 시설을 점검하고 있다. 출처 우렌코 홈페이지
러시아가 장악한 우라늄 시장에서 벗어나고자 서방이 자급자족에 나섰다. 우라늄이 차세대 소형 원자로에 전력을 공급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이들은 대러 제재 차원에서 서둘러 다른 길을 찾고 있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우라늄 농축 업체이자 영국·네덜란드·독일 컨소시엄인 우렌코에 1억9600만 파운드(약 3343억 원) 상당의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고순도·저농축 우라늄(HALEU) 생산 라인을 구축할 예정이다.

현재 HALEU는 러시아 로사톰이 세계에서 유일하게 공급하고 있다. HALEU는 핵분열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우라늄 동위원소 농도가 기존 우라늄보다 높아 전력회사에서 연료를 자주 공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특징이 있다. 이에 원자로 운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앤드루 보위 영국 에너지안보·넷제로부 장관은 “(HALEU의) 잠재력은 영국 내수 시장보다 크다”며 “러시아산에 많이 노출된 영국 동맹국들이 있고 이들은 우리의 우렌코 시설을 최대한 활용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도 탈러시아 움직임을 보인다. 지난주 상원은 러시아산 우라늄 수입 금지안을 통과했다. 러시아 에너지에 대한 지나친 의존이 자국 안보와 경제 이익에 부합하지 않다는 게 통과 이유였다. 법안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서명만 남겨 놓은 상태로, 발효 시 효력은 2040년까지 이어진다.

법안을 주도한 존 바라소 공화당 상원 의원은 “우리의 초당적 법안은 러시아의 전쟁 자금을 지원하지 않고 미국 우라늄 생산을 부활시킬 것”이라며 “미국의 핵연료 공급망에 대한 투자를 활성화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가 세계 우라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하다. 세계원자력협회에 따르면 러시아는 1년 동안 2만8700SWU를 농축하는데, 이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SWU는 천연우라늄에서 원자력 발전용 연료로 쓸 수 있는 우라늄 동위원소를 분리하는데 필요한 시간과 에너지를 나타내는 단위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후 갈등이 격화한 미국에서만 90개 넘는 상업용 원자로에 들어가는 농축 우라늄의 약 4분의 1을 제공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우라늄 공급망을 다각화하려는 노력이 활발해졌다”며 “로사톰은 여전히 세계 최대 핵연료 공급업체지만, 더 많은 국가가 (자체) 공급망에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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