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GA사도 선뜻 참여 못해
“상장·투자유치 걸림돌 안되게”
법인보험대리점(GA)의 시장 가격을 정확히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기업신용평가 도입이 난관에 부딪혔다. 당장 영업력 강화가 절실한 GA의 경우 기업신용평가 분석을 신청할 엄두도 못내고 있어서다. 당초 상반기 중 도입이 목표였지만 시간이 더 오래 걸릴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기업신용평가 분석을 신청한 GA사는 △지에이코리아 △KGA에셋 △영진에셋 △더좋은보험금융 등 4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신용평가는 신용평가사가 특정 기업을 분석해 신용도를 평가해 등급을 부여하는 계량화된 지표로, AAA에서 D까지 10개 등급으로 나뉜다. 회사 평가 수단 및 투자의사 결정을 위한 참고 자료로 활용된다.
한국보험대리점(GA)협회는 나이스신용평가와 함께 GA를 대상으로 한 기업신용평가 분석을 고안하고 있다.이는 김용태 GA협회장이 올해 신년사를 통해 밝힌 목표이기도 하다. 김 회장은 “국내 신용평가사와 업무협약을 체결해 법인 보험대리점의 기업평가를 돕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현재 신용평가사 평가 모델에 존재하지 않는 GA업권도 적용받을 수 있도록 해 질적 성장을 모색하겠다는 의지다. 이는 그간 설계사 조직의 규모만을 두고 가치를 매기던 단순평가에서 벗어나 다양한 지표를 통해 더 객관적이고 현실적인 가치를 추산해 투자자들에게 공유하겠다는 것이다. 여러 보험사의 상품을 한번에 비교해 판매할 수 있는 GA의 시장 영향력이 날로 커지고 있는 점도 영향을 끼쳤다.
문제는 지난 1월부터 회사를 대상으로 신청을 받고 4월까지 평가를 진행한 뒤 평가방법론 초안을 발표할 계획이었지만, 신청사가 저조하다는 것. 최소 10개사 이상이 참여해야만 정확한 평가방법론이 나오는데 표본이 너무 적은 탓에 추가 모집을 위해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부 인력이나 시스템이 부족한 중·소형 GA사들의 경우 선뜻 참여하기 어려운 데다, 경쟁이 치열한 영업까지 신경써야 하는 상태에서 외부 평가는 엄두도 못내고 있어서다. 한 GA 관계자는 “현재 기업공개(IPO)나 자금조달 등 큰 이슈보다도 영업 자체에 몰두돼 있는 상황이라 신용평가까지 신경을 쓸 수 있는 여력이 안된다”고 토로했다.
GA협회 관계자는 “현재 추가 신청을 받고 있는 상태”라면서 “최근 주요 신용평가사가 결산 마무리 이후 GA 업계의 신용평가까지 신설하다 보니 물리적으로 촉박한 것도 시간이 걸리고 있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GA사의 몸집은 계속 커지고 있는 추세”라면서 “IPO나 투자유치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빠른 시일 내 진행될 수 있도록 유인책을 제시하거나 협회와 회원사 간 소통이 이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