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금값] 美 CPI 강세에 랠리 주춤…0.6%↓

3월 CPI 전달보다 0.4%↑
연준 금리 인하 기대 후퇴

▲스위스 티치노주 멘드리시오에 있는 금 정제소에서 금괴의 모습이 보인다. 멘드리시오(스위스)/로이터연합뉴스

국제 금값이 10일(현지시간) 하락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거래의 중심인 6월물 금 가격은 전날보다 14.0달러(0.6%) 내린 온스당 2348.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발표된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면서 미국 장기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무이자 자산인 금 선물의 투자 매력이 사라졌다고 판단한 매도세가 유입됐다. 또 전날까지 최고치 경신을 이어온 만큼 보유량 조정 및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온 측면도 있었다.

미국 노동부는 올해 3월 CPI가 전달보다 0.4% 올랐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가 예상치인 0.3% 상승을 웃돈 것이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뺀 근원 CPI의 전월 대비 상승률(0.4%)도 시장 전망치( 0.3%)를 상회했다.

뉴욕의 독립 금속 트레이더인 타이 웡은 예상보다 강한 CPI 지표로 인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시기가 늦어지고 횟수 또한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에 금값이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다만 금은 이 놀라운 상승세 동안 강력한 데이터에도 불구하고 회복력을 보여줬기 때문에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HSBC는 메모에서 올해 금값이 1975~2500달러의 넓은 거래 범위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HSBC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금값이 크게 오르고 있으며, 올해 많은 선거로 인해 위험 온도계가 높게 유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상하이선물거래소는 전날 급격한 가격 상승으로 인해 금 계약에 거래 한도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키어런 톰킨스 캐피털이코노믹스 상품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가계의 강력한 매수세는 부동산 부문이 위기에 처하고 주식 시장이 침체에 빠진 상황에서 가계가 투자할 수 있는 대체 옵션이 부족하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