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티모어 다리 붕괴에 미국 공급망 타격…“대체 항구 혼잡·지연 예상”

입력 2024-03-27 14:52 수정 2024-03-27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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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당국, 볼티모어 항구 운영 무기한 중단
볼티모어항, 미국과 대서양 잇는 통로 역할
도요타·GM·포드 등 자동차 제조업체도 타격
“동부 해안 모든 항구에 물류 버블 예상”
2명 구조·6명 사망…선원 사상자는 없어

▲26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프랜시스 스콧 키 다리가 컨테이너선과 충돌해 무너져 있다. 볼티모어(미국)/로이터연합뉴스
▲26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프랜시스 스콧 키 다리가 컨테이너선과 충돌해 무너져 있다. 볼티모어(미국)/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항구에서 발생한 교량 붕괴 사고로 항구와 주요 도로가 폐쇄되면서 최소 몇 주간 중부 대서양 지역의 해상 운송에 차질이 생길 전망이다. 선박들이 대체 항로를 찾아 떠나면서 혼잡과 물류 지연이 예상된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오전 1시 30분경 볼티모어 항만에 있는 ‘프랜시스 스콧 키(Francis Scott Key)’ 다리가 싱가포르 선적 컨테이너선 ‘달리’와 충돌했다. 다리가 무너지자 메릴랜드주 당국은 항구의 운영을 무기한 중단한다고 밝혔다. 다리 위에 있던 건설 노동자 8명 중 2명이 구조됐으며 6명은 사망했다. 선박에 타고 있던 선원 22명 중 사상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볼티모어 항구는 미국과 대서양을 잇는 주요 수출입항이다. 미국에서는 9번째로 큰 항구로, 지난해 5230만 톤(t)의 국제 화물을 처리했다. 금액으로는 808억 달러(약 108조8295억 원)에 달한다. 농업 및 건설 기계, 설탕, 석고 수입을 위한 미국 제1의 항구이자 석탄 수출량이 두 번째로 많은 항구이기도 하다.

카리브해와 캐나다, 대서양으로 향하는 크루즈선도 볼티모어 항구를 거친다. 메릴랜드 주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44만4000명 이상의 승객이 이 항구에서 출발했다.

볼티모어 항구를 이용하는 닛산, 도요타, 제너럴모터스(GM), 볼보, 폭스바겐 등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의 발등에도 불이 떨어졌다. 포드와 GM 등은 대체 루트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보스턴에서 마이애미까지의 병목 현상을 피하기 위해 서부 해안으로의 화물 이동 현상이 가속화할 전망이다. 플렉스포트의 라이언 피터슨 최고경영자(CEO)는 “기업들은 이미 동부 해안에서 서부로 화물을 옮기기 시작했다”며 “볼티모어 항구가 폐쇄되면 동부 해안에 있는 모든 항구에 화물 버블이 생겨 혼잡과 지연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항구를 통과하는 물동량이 10~20% 증가해도 엄청난 적체와 혼잡이 생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 현대차그룹은 볼티모어항을 직접 이용하지는 않아 큰 피해는 없을 것으로 보이나 미국 물류 전체가 혼란에 빠지면 간접적 피해를 볼 우려가 있다.

한동안 물류 혼란이 예상되지만, 국지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무디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운송 비용이 일부 상승하고 교통 체증과 혼잡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다른 항구를 찾으면 되기 때문에 미국 경제 전체에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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