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마비로 72년간 ‘철제 인공 폐’에 의지한 미국 남성 별세

입력 2024-03-14 17:07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AP/연합뉴스)
▲(AP/연합뉴스)

어린 시절 소아마비에 걸려 전신을 움직일 수 없게 된 뒤에도 불굴의 의지로 살아온 미국인 남성 폴 알렉산더가 78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AP통신 등 미 언론은 13일(현지시각) ‘아이언 렁 맨’으로 불리던 작가이자 변호사 폴 알렉산더가 11일 텍사스주 댈러스의 한 병원에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정확한 사인은 알려지진 않았지만, 그의 오랜 친구 대니얼 스핑크스는 알렉산더가 3주 전 코로나19에 감염됐다는 사실을 매체에 전했다.

폴 알렉산더라는 이름의 이 남성은 그동안 주변 사람의 도움을 받아 동영상 사이트 틱톡에 ‘아이언렁맨’(ironlungman)이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는 동영상을 올려 왔다.

알렉산더는 6세 때인 1952년 소아마비에 걸려 전신이 마비된 탓에 ‘아이언 렁’(iron lung)이라는 기기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머리를 제외하고 온몸을 완전히 감싸는 큰 원통 형태의 이 철제 기기는 음압 인공호흡기의 일종으로 소아마비 등으로 근육 조절 능력을 잃은 환자의 호흡을 돕는다.

1960년대 의학의 발전으로 아이언 렁은 인공호흡기로 대체됐지만, 그는 이미 익숙해진 아이언 렁에서 살기를 택했다. 지난해 3월 그는 아이언 렁에서 가장 오래 산 사람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움직임이 제한된 철제 통 속에서 생을 보내던 그는 그 누구보다 성실하게 삶을 이어갔다. AP에 따르면 그는 1978년 텍사스대학교에서 경제학 학사 학위를, 1984년 같은 대학에서 법학 학위를 받았다. 손을 쓸 수는 없지만 입에 도구를 물고 키보드를 두드려 책을 집필하기도 했다.

그는 2018년 지역 매체인 댈러스 모닝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성공할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돌아가신 부모님의 ‘마법 같은 사랑’을 꼽았다. 그는 “부모님은 ‘넌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말했고, 나는 그 말을 믿었다”고 회상했다.

또 알렉산더는 사망 전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내 이야기는 당신의 과거나 심지어 장애조차 당신의 미래를 정의할 필요가 없는 이유를 보여주는 예”라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어떤 주담대 상품 금리가 가장 낮을까? ‘금융상품 한눈에’로 손쉽게 확인하자 [경제한줌]
  • 2025 수능 시험장 입실 전 체크리스트 [그래픽 스토리]
  • "최강야구 그 노래가 애니 OST?"…'어메이징 디지털 서커스'를 아시나요? [이슈크래커]
  • 삼성전자, 4년 5개월 만 최저가...‘5만 전자’ 위태
  • 고려아연, 유상증자 자진 철회…"신뢰 회복 위한 최선의 방안"
  • 재건축 추진만 28년째… 은마는 언제 달릴 수 있나
  • 법원, 이재명 ‘공직선거법 1심’ 선고 생중계 불허…“관련 법익 종합적 고려”
  • ‘음주 뺑소니’ 김호중 1심 징역 2년 6개월…“죄질 불량·무책임”
  • 오늘의 상승종목

  • 11.13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24,785,000
    • -1.02%
    • 이더리움
    • 4,516,000
    • -6.46%
    • 비트코인 캐시
    • 589,500
    • -9.03%
    • 리플
    • 945
    • -0.84%
    • 솔라나
    • 295,600
    • -5.2%
    • 에이다
    • 762
    • -13.31%
    • 이오스
    • 773
    • -6.64%
    • 트론
    • 251
    • +5.46%
    • 스텔라루멘
    • 178
    • +1.14%
    • 비트코인에스브이
    • 77,900
    • -11.38%
    • 체인링크
    • 19,090
    • -10.16%
    • 샌드박스
    • 399
    • -9.73%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