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부터 사고 건수 급증 시작
주요 운항 SW 업데이트까지 금지
다른 항공기 부품 떼어 쓰며 안간힘
지난해 러시아 항공기의 안전사고가 2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외신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경제 제재가 본격화함에 따라 항공기의 정비ㆍ유지보수 부품을 구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일(현시지간) 독일 항공정보업체 야덱(Jacdec) 분석을 인용해 2022년 러시아 항공 안전사고(19인승 이상 기준)는 36건이었으나 지난해 74건으로 늘어났다”고 보도했다.
항공 데이터 기업 시리움(Cirium) 역시 유사한 통계가 나왔다. 이륙 예정 항공기의 비행 기록을 기반으로 분석해보면 2019년에는 10만 건 당 4.5건의 안전사고가 발생했다. 항공업계 평균에 근접해 있고 이변이 없는 한 큰 변화가 없다. 그러나 러시아의 경우 이 수치가 2022년 5.0건으로 증가했고, 지난해에는 이륙 10만 건당 9.9건의 안전사고가 발생했다.
이륙에 앞서 최종 안전점검을 진행하면서 찾은 오류로 인해 출발이 지연 또는 취소된 경우를 집계했다.
WSJ는 “사고 대부분이 심각한 인명사고 등 재앙을 피했지만, 안전 전문가들은 지속적인 기계적 문제가 승객 안전에 큰 위험을 초래한다고 경고 중”이라고 전했다.
러시아는 2021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보잉과 에어버스 등 서방의 항공기 제조업체에서 부품을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 예비 부품은커녕 유지보수와 수리부품, 심지어 항공기 운항을 위한 주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까지 금지돼 있다.
WSJ는 “러시아 항공당국은 ‘경제 제재로 인해 항공기의 안전이 훼손되지 않았다’고 거듭 주장했다”라며 “다만 안전사고 통계를 바탕으로 한 WSJ의 공식입장 요구에는 응답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WSJ에 따르면 러시아 항공당국은 항공기에 대한 대대적인 유지보수를 추진 중이다. 자체적으로 대체 부품을 제조할 수 있도록 새로운 법률안 도입을 추진한다. 여기에 부품 수급을 위해 운항을 중단한 항공기에서 부품을 떼어내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항공기 제조사가 정해놓은 정기적 유지보수 간격도 연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