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24일 아제이 방가 세계은행(WB) 총재를 만나 "부패를 척결하고 민간 주도로 공정한 경쟁이 가능하게 하려면 자유 시장경제를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방가 총재와 접견해 과거 검사로 재직하던 시절 반부패 국제회의에 참석한 경험을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세계은행이 이러한 점을 국제사회에 널리 알리고 논의를 이끌어 주길 바란다. 한국도 적극 협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방가 총재의 이번 방한은 세계은행 총재로서는 5년 반만의 방한이다. 방가 총재는 작년 6월 취임한 이후 다양한 회원국을 방문하고 있으며, 올해 첫 번째 일정으로 일본을 거쳐 한국에 방문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9월 인도 뉴델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후 다시 만나게 돼 반갑다"며 세계경제포럼 참석과 일본 방문 등을 거쳐 방한한 방가 총재와 세계은행 방문단을 환영했다.
윤 대통령과 방가 총재는 G20 정상회의 면담 당시에도 언급했던 '정신 건강' 정책에 대한 논의로 면담을 시작했다. 방가 총재는 한국 정부의 정신 건강 정책 추진을 높이 평가하면서 "지난번 면담 이후 세계은행이 한국 보건복지부와 함께 정신건강 증진의 경제적 효과 등을 분석하는 데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방가 총재는 "정신 건강을 비롯한 건강 전반에 대한 지원은 비용이 아니라 인적자본에 대한 투자"라고 발언했으며, 윤 대통령은 이에 공감을 표하며 "앞으로도 세계은행과 지속 협력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또한, 윤 대통령은 "세계은행이 개발도상국의 경제발전을 촉진하고 글로벌 도전과제들을 해결하는 데 다양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과거 한국은 국제사회로부터 도움을 받아 빈곤을 퇴치해 경제발전을 이룰 수 있었다"며 "이제는 반대로 한국이 국제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공적개발원조(ODA) 규모를 크게 확대하는 등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 역할을 다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에 방가 총재는 "한국의 ODA 확대 정책 방향은 매우 훌륭하다"며 "한국은 한 세대 만에 원조를 받는 저소득국에서 원조를 하는 고소득국으로 도약한 모범 사례로, 한국의 발전 경험이 개발도상국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방가 총재는 "디지털 기술의 활용을 통해 소규모 기업도 기존 기업의 기득권을 넘어 민주적 방식으로 더 많은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며 "앞으로 6G 시대에 디지털 선도국가인 한국이 전 세계의 디지털 표준을 정립해나가고 각국 디지털 표준간 가교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세계은행과 한국 정부가 디지털 관련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하자"고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디지털 분야를 비롯해 기후변화 등 전 세계적 도전 요인 해결에 있어 세계은행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한국도 세계은행과 적극적으로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한국 기업과 인재들이 세계은행의 다양한 활동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방가 총재가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방가 총재는 "최근 우크라이나 지원 관련 조달제도를 비용뿐만 아니라 질적 요소도 중요하게 평가하는 방식으로 바꿨다"며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한국의 건설·인프라·디지털 기업의 참여가 기대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세계은행과 한국이 함께 윈-윈 할 수 있도록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