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인공지능(AI) 기업 인수로 2025년 의료AI 업계 최초로 매출 1000억 원을 돌파할 것입니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14일 서울 강남 본사에서 ‘2024년 신규 사업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이 말했다. 루닛은 이날 유방암 AI 기업 볼파라 인수를 비롯한 신규 사업과 향후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간담회에 앞서 루닛은 다국적 AI 솔루션 기업 ‘볼파라 헬스 테크놀로지(Volpara Health Technologies, 이하 볼파라)’를 1억9307만 달러(약 2530억 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볼파라는 2009년 뉴질랜드 웰링턴에 설립된 유방암 검진 AI 플랫폼 기업으로 미국 내 2000곳 이상의 의료기관에 AI 솔루션을 공급한다. 지난해 기준 미국 내 시장점유율 42%다.
이번 인수는 속도감 있게 진행됐다. 루닛에 따르면 올해 8월 볼파라에 인수합병을 제안한 뒤 9월 실사를 거쳐 계약을 체결했다. 루닛은 볼파라 인수로 미국 시장 진출을 가속하고 매출을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서 대표는 “최근 3D 유방암 진단 솔루션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았지만, 현지에서 입지는 약하다고 생각한다”며 “미국 진출을 본격 도전하는 내년, 볼파라 인수는 시장 진출을 2~3년 당길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루닛은 볼파라 인수로 제품 고도화와 빠른 시장 안착을 기대하고 있다. 볼파라는 약 1억 장의 유방 촬영 이미지를 보유 중이다. 루닛은 볼파라로부터 연간 약 2000만 장 이상의 데이터를 확보해 루닛 인사이트 MMG, 루닛 인사이트 DBT 등을 고도화할 예정이다. 여기에 미국서 단시간 내 자체 판매망을 확보하며 시장 안착을 2~3년 단축했다는 평가다.
서 대표는 “초고도 AI 시대에서는 데이터 규모가 중요하다. 데이터가 많아야 고성능 제품을 만들 수 있다. 루닛은 30만 장의 데이터를 보유했지만, 볼파라는 1억 장의 데이터를 갖고 있다”며 “매년 2000만 장의 데이터를 받는다면 경쟁사보다 더 많은 데이터를 얻어 초격차를 실현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어 그는 “불파라는 올해 2분기 기준 미국 48개 주에 약 830여 개의 고객을 보유했다”며 “볼파라의 역량과 경험은 루닛이 미국 시장에 안착하는 시간을 단축하고 유방암 AI 데이터 플랫폼의 중요한 축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를 통해 루닛은 2025년 1000억 원 매출을 올릴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현재 볼파라 매출이 발생하고 있고 최근 5년간 연평균 성장률(CACR)이 63%에 달한다. 매출 대부분은 병원과 계약을 통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구독 형태라 안정적인 매출을 이어갈 수 있다.
서 대표는 “볼파라 인수는 루닛이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이고, 앞으로 암 조기 진단을 위한 솔루션 개발을 가속할 수 있는 기회”라며 “10주년 간담회 때 발표한 향후 10년 매출 10조 원의 첫걸음”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루닛은 볼파라 인수를 위해 보유현금, 인수금융, 투자 유치 등의 방법으로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