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주의 구호품 가자지구 반입 예정
팔레스타인 수감자 150명과 맞교환
이스라엘, 휴전 후 전쟁 지속 의사 밝혔지만
종전 압박 한층 커질 듯
22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실은 성명에서 “나흘 동안 가자지구에 억류 중인 약 240명의 인질 중 50명이 풀려날 예정”이라며 “가장 먼저 석방될 인질은 여성과 어린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추가로 인질 10명이 풀려날 때마다 휴전 기간을 하루씩 연장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하마스도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 감옥에 수감된 팔레스타인 여성과 어린이 150명과 교환하는 대가로 50명의 인질을 석방할 것”이라며 “이번 협상으로 인도주의적 구호품을 실은 수백 대의 트럭이 가자지구에 들어올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또 “이스라엘은 휴전 기간 가자지구의 모든 지역에서 누구도 공격하거나 체포하지 않기로 약속했다”고 덧붙였다.
휴전을 중재한 카타르 정부는 “이번 합의는 인도주의적 휴전을 위한 카타르, 미국, 이집트의 중재로 이뤄졌다”며 “휴전 시작 시점은 24시간 이내에 발표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다만 이스라엘은 휴전이 끝난 후에도 하마스와의 전쟁을 이어 나가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네타냐후 총리는 협상안을 논의하기 위한 각료회의에서 “우리의 모든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전쟁을 계속할 것”이라며 “하마스를 파괴하고 인질을 모두 돌려보내고 가자지구의 어떤 단체도 이스라엘을 위협할 수 없게 하겠다”고 말했다.
짧은 휴전이지만, 평행선을 달리던 양측이 협상을 타결했다는 점에서 전쟁이 분수령을 맞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전쟁은 지난달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시작돼 46일간 이어져 왔다. 현재까지 이스라엘에서는 약 1200명이 사망하고 240명이 인질로 붙잡혔다. 가자지구에서는 1만3000명 이상이 숨지고 3만1000명이 부상했다.
이번 휴전으로 이스라엘에 대해 전쟁을 끝내야 한다는 압박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제사회에서는 가자지구의 민간인 피해가 늘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이스라엘이 공세를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또 인질 석방이 시차를 두고 이뤄지면서 인질 가족 사이에 분열이 생길 위험도 있다. AP는 “군인들이 가장 마지막에 석방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들의 가족들이 이스라엘 정부에 공격을 재개하지 말라고 압력을 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으로는 하마스가 추가 인질 석방으로 휴전을 연장하게 되면 이스라엘군의 전투태세에 악영향을 미치는 반면 하마스 대원들이 재정비할 시간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IDF) 수석대변인은 “협상이 성사되더라도 이스라엘군의 전투 계획은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며 “군은 전쟁의 다음 단계를 준비하면서도 가자지구에서의 군사적 성과를 유지하는 방법을 알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