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울산 EV 공장, 전동화 핵심 허브”
현대차그룹, 전기차 생산 역량 확대 가속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현대자동차 울산 공장에 지어질 전기차(EV) 전용 신공장을 미래 모빌리티 생산의 중심축으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을 밝혔다.
13일 울산 EV 전용공장 기공식에 참석한 정 회장은 “현대자동차는 모빌리티를 통해서 자유로운 이동 경험을 제공하고 인류의 조화로운 공존을 실현하는 꿈을 가지고 있다”며 “울산 EV 전용공장은 전동화 시대 모빌리티 생산의 핵심 허브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 회장은 “울산 EV 공장은 앞으로 50년, 전동화 시대를 향한 또 다른 시작”이라며 “현대자동차의 EV 공장을 시작으로 울산이 전동화 시대를 주도하는 혁신 모빌리티 도시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현대차가 울산 공장에 짓는 EV 신공장은 과거 종합 주행시험장으로 사용하던 부지에 건설된다. 종합 주행시험장은 현대차가 적극적으로 해외 시장 진출에 나서던 1980년대 전 세계 다양한 지형과 혹독한 기후를 견딜 수 있는 차를 개발하기 위한 시설로 활용됐다.
EV 신공장이 현대차의 핵심 생산 시절이자 중요 시설로 활용된 공간에 지어지는 만큼 현대차는 ‘헤리티지(유산)’를 강조했다.
정 회장은 “반세기 전 자동차 산업의 불모지였던 대한민국에서 현대차는 우리 기술자의 손으로 국산 고유 모델을 만들었다”며 “울산 공장에 축적한 생산 기술은 아산, 전주뿐 아니라 인도, 미국 등 전 세계 다양한 지역에 현지 공장을 설립할 수 있는 자양분이 됐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는 최근 그룹 차원에서 전동화 생산 역량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다.
작년 10월 미국 조지아주에 짓기 시작한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 공장에서는 2025년부터 현대차, 기아, 제네시스 브랜드의 전기차를 연간 30만 대 규모로 생산하게 된다.
국내에서도 전기차 및 목적기반차량(PBV) 전용 공장 건설 등 전동화 역량을 확충하고 있다.
지난 4월 현대차그룹은 2030년까지 24조 원을 투자해 국내에서 전기차 151만 대(수출 92만 대)를 생산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글로벌 전기차 생산량은 364만 대까지 늘려, 글로벌 판매 톱3를 목표다.
같은 달 기아 오토랜드 화성에 중형급 PBV 전용 공장 기공식을 열고 신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또한 기아는 지난달 2023년 임금·단체협약을 통해 대형 PBV 전용 공장을 짓기로 합의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전기차 생산 비중은 올해 8% 수준에서 2026년 18%, 2030년 34%로 늘려갈 계획이다. 주요 시장인 한국, 미국, 유럽 등에서 EV 생산 비중은 절반 가까운 48%로 늘린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하는 추세지만 현대차는 공격적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다.
정 회장은 이날 전기차 수요 둔화에도 공격적 투자에 나선 이유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기존에 (계획) 해왔던 투자”라며 “큰 틀에서 전기차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이다. (전동화 투자에) 운영의 묘를 살려서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