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창업자들이 올해 스타트업 생태계 분위기를 ‘46.5점' 수준으로 평가했다. 지난해 대비 7.2점 낮은 수치다.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한 창업자들의 인식이 지난해 대비 부정적으로 변한 것으로 풀이된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와 오픈서베이는 ‘스타트업 트렌드 리포트 2023’을 2일 발표했다. 스타트업 트렌드 리포트는 2014년부터 스타트업얼라이언스와 오픈서베이가 공동 시행해 온 설문조사로 스타트업계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다. 이번 조사는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 참여자의 인식과 현실을 파악하기 위해 지난 9월 5일부터 9일간 진행됐다.
조사에 따르면 창업자 중 76.5%는 지난해 대비 스타트업 생태계 분위기가 ‘부정적으로 변화했다’고 느꼈다. ‘벤처캐피털의 미온적 투자 및 지원(58.8%)'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1년 전에 비해 스타트업 생태계가 긍정적으로 변화했다고 응답한 창업가는 9%로, ‘스타트업에 대한 긍정적인 사회적 인식 확산(55.6%)’을 주요 이유로 꼽았다.
경기 침체 및 금리 인상 체감도가 높아진 탓에 창업자 45.0%는 내년 스타트업 생태계 분위기의 ‘변화가 거의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창업자들은 투자 유치 시 ‘회사 가치(밸류에이션) 산정(38.0%)’에 가장 많은 어려움을 느꼈다. 창업 연차 및 투자 유치 단계와 관계없이 전 창업자가 모두 밸류에이션 산정이 어렵다고 봤다. 3년 차 이하 초기 창업자의 경우 ‘엄격한 자격요건과 심사 절차(15.8%)’를 선택한 비율이 창업 4년 차 이상 대비 높았다.
창업자 10명 중 8명은 지난해 대비 올해 스타트업 투자 시장이 위축됐다고 체감했다. 실제로 창업자 중 63.0%는 지난해 대비 투자 유치가 어려워졌다고 응답했다.
창업자들은 벤처투자 시장 혹한기에 대비하기 위해 ‘매출 다각화 전략 마련(54.0%)’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이어 ‘흑자 사업 집중(51.0%)’, ‘기업 비용 절감(46.5%)’, ‘정부지원사업 추진(43.0%)’ 순이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 관계자는 "지난해 같은 질문에서 ‘기업 비용 절감’을 투자 혹한기 대비책으로 가장 많이 꼽았던 것을 고려하면 올해는 회사 내실을 다지기 위한 사업 전략을 세우는 데에 집중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 창업자들은 스타트업 지원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으로 네이버(25.5%)를 꼽았다. 이어 카카오가 20.5%, 삼성이 10.5%를 차지했다. 가장 선호하는 액셀러레이터로는 지난해에 이어 프라이머(9.5%)로 나타났다. 이어 퓨처플레이(8.5%)와 스파크랩(8.5%)이 두 번째를 기록했다. 가장 선호하는 벤처캐피털(VC)엔 알토스벤처스가 16.0%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창업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털(CVC)은 카카오벤처스(15.5%)였다.
정부 역할 평가는 52.5점이었다. 지난해 62.1점보다 9.6점 낮았다. 특히 창업 6년 차 이상인 창업자들이 상대적으로 정부 역할을 낮게 평가했다. 가장 도움이 되는 정부 정책으로는 ‘팁스(TIPS) 등 사업비 지원(50.0%)’를 꼽았다.
정부의 시급한 개선 과제로 ‘생태계 기반 자금 확보 및 투자 활성화(29.5%)’ ‘각종 규제 완화(25.0%), ‘M&A 및 IPO 활성화 지원(10.0%)’ 등이 지목됐다.
글로벌 시장 진출에 대한 설문에선 동남아시아(56.5%), 북미권(51.9%), 일본(39.0%), 유럽(31.8%) 순으로 진출했거나 진출을 고려한다고 답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 관계자는 “경기 침체 및 금리 인상 등으로 스타트업 생태계 평가가 많이 경직됐지만, 스타트업 스스로 매출 다각화 및 흑자 사업에 초점을 맞춰 극복해나가고 있다"며 “해외 시장에서 해결책을 찾아 나가려는 창업자들을 위해 정부, 투자자 및 지원 기관들이 함께 활로를 찾고 있는 가운데 이를 통해 새로운 기회들이 창출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