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 대출 중단 이후 한 달 동안 전국의 6억 원 이하 주택 거래 비중이 다시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6억∼9억 원 이하 비중은 감소했다.
29일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신고된 아파트 가격대별 거래량을 분석한 결과, 전국에서 9월27일부터 10월26일까지 매매 신고된 6억∼9억 원 이하 아파트 거래 비중은 전체의 6.6%로 집계됐다.
이는 특례보금자리론 전면 공급이 시행된 올해 1월 30일부터 지난달 26일까지 이 가격대 거래 비중이 11.0%였던 것과 비교해 4.4%포인트 감소한 것이다.
정부는 시장의 경착륙을 막기 위해 올해 1월 30일부터 9억 원 이하 주택을 대상으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제한 없이 무주택자와 1주택자(기존 주택 3년 내 매도 조건)에게 최장 50년, 최대 5억 원까지 연 4%대의 금리로 빌려주는 특례보금자리론을 도입했다.
하지만 이후 가계대출이 크게 늘고 집값이 뛰는 양상을 보이자 지난달 27일부터 6억∼9억 원 이하 '일반형' 대출은 중단하고, 6억 원 이하 '우대형' 대출만 내년 1월까지 공급하기로 했다.
이에 아직 특례보금자리론 혜택을 받을 수 있는 6억 원 이하 거래 비중은 특례보금자리론 판매 당시 81.8%에서 일반형 대출 중단 이후 89.4%로 7.6%포인트가 늘었다.
특례보금자리론 공급 전인 지난해 6억 이하 거래 비중은 전체 거래량의 91%에 달할 정도로 압도적이었다. 당시 금리 인상, 집값 하락, 15억 원 초과 아파트 대출 금지 등 강력한 금융 규제로 중고가 아파트 거래가 부진한 반면, 중저가 위주로 거래가 발생한 것이다.
하지만 올해 특례보금자리론이 판매되면서 6억∼9억 원 이하 거래 비중은 늘고 6억 원 이하는 줄었다가, 일반형 특례보금자리론 중단 이후 거래 비중 추이가 다시 역전된 것이다.
6억 원 이하 거래 비중이 다시 증가한 것은 내년 초 특례보금자리론 중단 전까지 막바지 대출을 받으려는 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금액대별 거래 변화는 특히 수도권에서 두드러졌다. 수도권 6억∼9억 원 이하 거래 비중은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이 공급되던 시기에는 19.7%를 차지했으나, 대출 중단 이후 14.8%로 4.9%포인트 감소했다. 이에 비해 6억 원 이하 비중은 특례보금자리론 공급 후 65.0%에서 일반형 대출 중단 이후 74.4%로 9.5%포인트 커졌다.
전문가들은 최근 집값 상승세가 주춤하고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 대출 중단, 50년 주택담보대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강화까지 겹치며 한동안 거래가 부진할 수 있다고 예상한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내년 1월 특례보금자리론이 전면 중단되기 전까지 우대형 대출을 받으려는 수요는 꾸준하겠지만, 전반적으로 가계부채 관리로 대출을 축소하는 분위기여서 종전처럼 쉽게 주택을 구입하진 못할 것"이라며 "최근 시중은행 금리 상승, 집값 상승 피로감 등도 거래량의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