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연간 결산이 3개월이 채 남지 않은 가운데 농기계 선두 업체 대동의 내년 실적에 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자율주행 3단계 기술이 탑재된 트랙터의 본격 판매 등 자율주행 모빌리티 부문의 결실과 미국을 주축으로 유럽 시장에서의 성장세가 기대돼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대동은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8358억 원의 매출을 올려 작년 같은 기간보다 2.7% 성장했다. 국내 매출이 역성장한 반면 해외 매출의 성장세가 지속했다.
특히 상반기 미국 수출은 작년보다 14.4% 신장하며 전체 매출 증가를 견인했다. 소형 트랙터 위주에서 중대형 트랙터로의 무게 중심을 이동시킨 사업 전략이 성과를 거뒀다. 소형에서 중대형 마력대로의 상향은 평균판매단가(ASP) 상향 등 이익률 개선 효과도 가져왔다.
유럽에서의 성장폭은 더 두드러진다. 대동의 유럽 트랙터 수출은 작년 상반기 214억 원에서 올해 341억 원으로 59.3% 성장했다. 대동은 독일 직판 딜러를 중심으로 유럽시장을 확대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으며 올해 실적에서 나타나듯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
유럽 트랙터 시장은 미국 대비 80~90%에 이를 정도의 규모이며 중대형 마력대를 주로 사용하는 전문 농업인 위주의 시장이다. 이에 유럽 시장의 성장세가 대동 전체 매출 성장과 이익률 개선에 일조하리란 관측이 나온다.
대동이 역점을 두고 추진 중인 자율주행 모빌리티 부문에서의 성과도 내년 실적을 기대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대동은 최근 자율작업과 수확량 모니터링 기능을 탑재한 하이테크(Hi-Tech) 6조 콤바인 ‘DH6135-A’를 출시하며 이앙기-트랙터-콤바인으로 이어지는 자율작업 농기계 풀 라인업을 완성했다.
이 콤바인은 작업자의 운전과 작업 제어 없이도 농경지 환경에 맞춰 자율작업 하는 3단계 모델이다. 자율작업은 수동으로 농경지 제일 바깥쪽으로 3바퀴를 돌아 작업 면적을 정하고 회전 공간을 확보하면, 자동으로 수확 경로를 생성 및 추정해 별도 조작 없이 수확할 수 있다. 경쟁 업체에 앞서 판매를 시작해 선제적인 시장 진출 효과가 기대된다.
9월에는 포스코와 특수환경 임무 로봇 개발을 위한 MOU 체결 소식도 있었다. 대동은 포스코와 협력해 내년까지 리모컨으로 원격 조정하는 임무 로봇을 만들어 포스코 제철소에 투입하고 2025년에는 사람의 조작이 최소화된 자율작업 임무 로봇을 개발할 계획이다. 제철소 내 낙광 수거 및 작업환경 개선과 관련된 임무 로봇이다. 이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진행될 경우 자동차 조선 등 다양한 영역 내 국내외 기업으로의 진출도 염두해 볼 수 있다.
권명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미국 내 고마력대 비중이 상향되고 있고, 유럽 내 영업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출 성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전 세계적으로 이상기후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은 생산력을 향상하는 글로벌 농기계 수요를 지속해서 자극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또한, 신성장동력인 자율주행 모빌리티의 성과의 초기 매출이 발생할 수 있는 시기”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