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기습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에 국내 주요 그룹이 세운 현지 법인이 8곳으로 파악됐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12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82개 국내 대기업 집단 중 이스라엘 진출 해외법인 현황'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대기업 집단으로 지정한 82개 그룹이다. 이스라엘 해외법인 진출 여부는 각 그룹이 올해 공정위에 공시한 해외 계열사 현황을 토대로 조사가 이뤄졌다. 조사 대상은 50% 이상 지분을 보유한 해외계열사 기준이다.
조사에 따르면 82개 대기업 집단 중 삼성, SK, LG, OCI 4개 그룹이 이스라엘에 해외법인을 보유하고 있다. 이 중 삼성 그룹에서 5곳, SK·LG·OCI가 각 1곳이다.
삼성은 삼성전자가 100% 지분으로 지배하고 있는 삼성 일렉트로릭스 베네룩스를 통해 이스라엘에 운영 중인 현지 법인만 3곳 있었다. 마케팅을 담당하는 삼성 일렉트로닉스 이스라엘, 연구개발(R&D) 거점인 삼성 세미컨덕터 이스라엘 R&D 센터, 카메라 사업을 하는 코어포토닉스 등이다.
삼성은 하만 베커가 직접 지배하고 있는 오디오 생산 업체인 레드 벤드(Red Bend Ltd.)도 해외법인으로 두고 있다고 공정위 공시에서 명시했다.
여기에 삼성 그룹 계열사 중 한 곳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통해 이스라엘에 삼성 바이오피스 아이엘 바이오 관련 해외법인도 두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LG 그룹에서는 LG전자가 2021년 인수한 이스라엘 자동차 사이버 보안 기업 사이벨럼이 있다. 이 회사는 텔아비브에 본사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OCI 그룹에서는 계열사 중 한 곳인 부광약품이 최근 의약품 연구 및 개발사업 업체인 ‘프로텍트 테라퓨틱스(ProteKt Therapeutics)’를 이스라엘 현지에서 인수해 해외법인으로 편입시킨 것으로 파악됐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단순 해외법인 숫자만 놓고 보면 국내 그룹이 이스라엘에 진출한 해외계열사는 다소 적은 편에 속한다"면서도 "향후 이·팔 전쟁이 장기화하거나 중동전쟁으로 확전되면 국내 기업들에 미치는 피해도 눈덩이처럼 커질 수 있어 향후 상황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전쟁으로 현지 한국 기업에 발생한 피해는 아직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