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에 빚 못갚아”…캠코 넘긴 저축은행 부실채권 2786억

입력 2023-10-10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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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에 빚을 제대로 갚지 못한 차주들이 늘면서 저축은행권이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로 넘긴 부실채권 규모가 급증했다. 취약차주들을 중심으로 부실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0일 국회 양정숙 의원실이 캠코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캠코가 올해 저축은행권으로부터 사들인 무담보 채권액은 2786억 원으로 집계됐다. 캠코는 금융사가 보유한 취약가계 부실채권 등을 사들여 금융시장 건전성 제고를 지원하고 있다. 캠코가 사들인 부실채권액이 늘었다는 것은 빚을 제때 갚지 못한 차주가 늘었다는 얘기다.

특히, 저축은행으로부터 인수한 무담보채권액이 빠르게 늘고 있다. 2020년 430억 원 규모에서 2021년 670억 원, 지난해 2018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올해 8월까지 집계된 규모(2786억 원)는 벌써 지난해 인수액을 뛰어넘어 수년 내 최고액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다른 업권까지 포함한 전체 무담보 채권 인수 규모가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된 2021년 폭증했다가 이후 안정세를 보이는 것과 상반된다.

저축은행권 뿐 아니라 1금융권과 공공기관(주택금융공사, 주택도시보증공사, 신용보증기금 등) 등으로부터 매입한 캠코의 전체 무담보채권액은 2021년 5조 원대로 급증했다가 지난해 2조7773억 원으로 감소했다.

이 중 보험업, 여신전문업, 상호금융업, 대부업권으로부터 사들인 무담보채권액도 2021년 3조3165억 원으로 급증했다가 지난해에는 4940억 원, 올해 8월까지 1855억 원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는 2020년 2400만 원 규모였던 것을 고려하면 여전히 상당한 규모다.

금리 인상과 물가 상승이 맞물리면서 다중채무자나 저신용자가 많은 2금융권 이용자의 부실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상반기 저축은행 79곳의 연체율은 5.33%로 지난해 말(3.41%)보다 1.92%포인트(p) 올랐다.

양정숙 의원은 “저축은행권 및 보험업, 여신전문업, 상호금융업, 대부업권에서 발생하는 부실채권이 급증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서민층의 경제 상황은 벼랑 끝에 몰려있다는 것”이라면서 “정부는 지금이라도 민생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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