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우외환 시달리는 철강업계, 4분기도 ‘막막’

입력 2023-10-09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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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노사 교섭 결렬…중노위 조정 신청
현대제철도 노사 갈등 커지며 잇단 난항
3분기 영업익 4800억 전망…전년比 16% ↓

▲한 근로자가 출선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제철)
▲한 근로자가 출선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제철)

철강업계가 노동조합과 임금 및 단체협상 갈등을 지속하는 가운데 각종 규제와 업황 악화 등 문제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환경 규제로 전기로 비중은 늘려야 하는데 산업용 전기요금마저 오를 기미를 보이면서 철강사들의 어려운 상황이 더욱 심화할 전망이다.

9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포스코 내 복수노조 중 대표교섭노조인 한국노총 금속노련 포스코 노동조합은 5일 제24차 교섭을 진행했으나 양측이 견해차를 좁히지 못해 결렬됐다.

이날 교섭에서 포스코 측은 △9만2000원 임금 인상 △주식 400만 원 무상 지급 등의 내용을 담은 3차 제시안에 더해 현금 150만 원을 추가 제시안으로 제시했으나 노조 측에서 거부했다.

포스코 노조는 교섭이 결렬됨에 따라 10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할 예정이다. 노조가 쟁의 행위에 돌입하면 창사 55년 만에 첫 파업이 된다.

현대제철은 파업 위기를 넘겼지만 임단협을 마무리 짓지 못해 파업 불씨가 남아 있는 상황이다.

현대제철 노조는 △기본급 18만4900원 인상 △영업이익 25% 특별성과급 지급 △각종 수당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현대제철 측은 실적 하락을 이유로 노조 요구안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현대제철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 중지 결정, 파업 관련 조합원 찬반투표 가결 등으로 합법적으로 파업권을 확보한 상태인데, 지난달 15일 교섭 재개로 대규모 파업 등 극단적인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다.

철강사들은 상반기 건설 경기 악화 등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해 상반기 저조한 실적을 거둔데 이어 하반기 비수기 영향으로 판매량이 감소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은 현대제철, 동국제강, 세아제강 등 3사의 3분기 영업이익을 4797억 원으로 추산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5711억 원)보다 16% 감소한 규모다. 포스코의 실적도 부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분석했다.

원가부담 압박도 커지고 있다. 4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가진 김동철 한국전력 사장은 1킬로와트시(㎾h)당 25.9원의 전기요금 인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국제 유가 상승과 함께 한전의 적자를 만회하기 위해 3분기 동결했던 전기료를 이르면 4분기나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는 전기료를 올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철강업계는 통상적으로 전기료가 1킬로와트시(kWh)당 1원 인상되면 연간 원가 부담은 200억 원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이달부터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세(CBAM)까지 도입되면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CBAM은 제품의 탄소 함유량이 기준치 초과 시 EU 탄소배출권거래제와 연계해 탄소 가격을 추가로 부과하는 제도다. 전환기인 이달 1일부터 2025년 12월까지는 별도 관세를 부과하지는 않고, 배출량만을 종합해 보고하게 된다. 보고 의무를 준수하지 않을 경우 보고하지 않은 배출량 1톤(t)당 10~50유로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에너지기후정책 싱크탱크인 사단법인 넥스트는 CBAM 시행 시 우리나라의 대(對) EU 철강 수출 비용이 15%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EU 집행위원회가 CBAM 적용 품목을 더 늘리겠다고 밝힌 만큼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 내수 수요 부진 및 일본 엔화 약세 등으로 인해 중국과 일본산 철강 수입 물량이 올해 내내 한국 철강 가격 약세 원인으로 작용했다”며 “시황의 급진적 회복은 쉽지 않지만, 최근 철강 가격의 하방 경직성 감안 시 회사의 4분기 실적은 3분기 부진에서 다소 벗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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