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가능성까지 열린 한동훈
당분간 잠잠한 총선 차출설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이 3월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두고 한 말이다. 당시 박 의원은 “스스로 판단해야 될 거라고 생각이 들지만, 개인적으로는 등판하면 좋겠다”며 한 장관이 내년 총선에서 필요하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지금은 180도 달라진 분위기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멘붕(멘탈 붕괴)이다”, “너무 자신만만했다”는 말이 나온다. 당 안팎에서 제기됐던 총선 차출설은 쏙 들어갔다.
27일 새벽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검찰이 청구한 이 대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검찰은 그동안 이 대표 관련 압수 수색만 376회를 진행했고, 영장실질심사 때 1500쪽이라는 긴 분량의 의견서를 제출하며 총력을 기울였다. 한 장관은 지난달 21일 이 대표 체포동의안 국회 본회의 표결에 앞서 30분 동안 이 대표 혐의를 설명했다. 당시 한 장관은 “대규모 비리의 정점은 이재명 의원이고 이 의원이 빠지면 이미 구속된 실무자들의 범죄 사실은 성립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구조”라고 말했다.
그러나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으로 이 모든 것이 뒤집히면서 한 장관은 파면 위기에 몰렸다.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사과와 한 장관 파면을 요구했다. 일각에서는 탄핵 얘기까지 나온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26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나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구속영장 발부가 안 되면 바로 민주당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 탄핵에 들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민의힘은 난감하다. 이 대표에 공세를 가했던 여당의 구도가 바뀐 데 대한 한 장관의 책임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여권 관계자는 “안 그래도 강서구청장 선거 때문에 당이 어려워진 경향이 있는데, 이번 법원의 기각은 타격이 너무 크다. 당 지도부까지도 흔들릴 수 있는 사안이라고 본다”며 “이 중심에 서 있던 한 장관이 (총선에) 전면에 나서기는 어렵지 않겠나”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여권 관계자는 “검찰이 너무 자신만만했다”며 “그렇기 때문에 (한 장관이) 받을 타격은 더욱 클 것”이라고 말했다.
당분간 ‘한동훈 등판론’은 잠잠해질 전망이다. 한 장관에는 그간 △총선 출마설 △공동선대위원장설 △서울시장 출마설 등의 소문이 따라다녔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한 장관에 대해 “정치 안 하려면 결국 변호사 되는 길밖에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6월 SBS ‘김태현의 정치쇼’)
일각에서는 한 장관의 정치 참여 길은 열려있다는 관측도 있다. 여권 관계자는 “당장은 (한 장관이) 주춤하겠지만, 그렇다고 내년 총선에 출마 못 할 이유도 없지 않나”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