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넘기는 HMM 인수, 진행 상황은?

입력 2023-10-01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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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동원·LX 모두 인수금액 충분치 않은 상황
부동산 매각·IPO·유상증자 등으로 방안 모색
산업은행, HMM의 영구채 콜옵션 거부 예정

▲HMM의 1만1000TEU급 컨테이너선. (사진제공=HMM)
▲HMM의 1만1000TEU급 컨테이너선. (사진제공=HMM)

HMM 인수전이 하림, 동원, LX 등 3파전으로 진행 중인 가운데, 세 회사는 최소 5조 원으로 전망되는 매각 금액 마련을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HMM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하림, 동원, LX 측은 5~7조 원으로 예상되는 매각 금액을 마련하는 방안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세 회사 모두 자산 규모가 HMM(약 25조 원) 대비 17조 원(하림), 11조 원(LX), 9조 원(동원)으로 더 작은 것은 물론, HMM 인수를 위해 필요한 5조~7조 원 이상의 현금도 보유치 못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 회사의 HMM 인수 의지는 확고해 보인다. 회사별로 자금 마련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고민 중에 있어서다.

하림은 올 상반기 기준 약 1조8000억 원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확보한 상태다. 부족한 자금을 메우기 위해 JKL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2015년 팬오션 주식 인수 당시 함께했던 경험을 살려 이번 인수전에서도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다만, JKL파트너스가 3조~5조 원의 현금을 제시간에 구할 수 있을지는 현재로썬 확신할 수 없다. 4년 전 인수했던 롯데손해보험 매각을 통해 HMM 인수를 위한 자금 확보에 나설 계획인데, JKL파트너스가 원하는 2조7000억~3조 원 사이의 금액에 매각되기는 쉽지 않다는 게 업계의 예상이다.

동원이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6월 말 기준 약 6145억 원으로 하림과 LX 대비 가장 적은 규모다. 이에 동원이 최소 수천억 원을 공동투자할만한 증권사 등 파트너를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동원은 외부 도움 없이 인수를 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

동원은 주요 계열사의 일부 지분에 대한 전환사채(CB) 발행, 기업공개(IPO) 등을 통해 인수자금 마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동원은 비상장 계열사인 동원로엑스, 홈푸드의 IPO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그룹 내 주요 부동산 매각 등의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서울 서초구 동원F&B 빌딩 및 다른 부동산 자산을 매각해 인수 자금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LX는 세 회사 중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2조2000억 원으로 가장 많지만, 인수전 완주 가능성이 가장 적은 곳으로 거론되고 있다. 현재 세 회사가 HMM에 대한 실사 작업을 진행 중에 있는데, LX가 가장 늦게 실사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다만, LX가 현재는 세 회사 중 인수 금액 마련이 가장 용이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LX인터내셔널은 올 3월 정기주총에서 발행 주식 수를 기존 대비 2배까지 늘릴 수 있도록 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조 단위 유상증자를 실제 진행할 경우, 인수 금액의 상당 부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HMM이 다음 달 25일에 영구채 1조 원을 중도상환하겠다고 밝힌 점은 세 회사에 긍정적인 요소다. 인수 금액에 해당 영구채도 포함돼 산정되는 만큼, 이를 일부 해소하면 인수에 필요한 금액도 줄어들 수 있어서다.

다만 현재로써는 산업은행이 HMM의 조기상환청구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산은은 올 7월 HMM 매각공고를 할 당시 해당 영구채 주식전환에 따른 신주 역시 매각 대상에 포함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산업은행의 입장이 바뀔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한다. 정부와 산업은행, 해양진흥공사가 HMM의 연내 매각을 원하는 만큼, 세 회사의 자금력 상황에 따라 입장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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