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 모빌리티 ‘토레스 EVX’, 기아 ‘레이 EV’ 등
단점인 주행거리 개선되며 업계 전반으로 확산
전기차 시장이 대중화 시기에 접어들며 높은 차량 가격이 부담 요인으로 지목되는 가운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완성차 업계들은 LFP 배터리를 탑재한 중저가형 전기차를 출시하고 있다. 기존에는 리튬이온 배터리 중 하나인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가 많았으나 가격이 비싸 전반적인 차량 가격을 높인다는 단점이 있었다.
LFP 배터리는 저렴한 가격에도 불구하고 NCM 배터리에 비해 1회 충전 시 주행 거리가 짧아 국내 시장에서는 주목 받지 못했다. 그러나 기술력이 개선되며 주행 거리가 늘어나자 기존에도 장점이었던 저렴한 가격을 바탕으로 중저가 모델에 연이어 채택되고 있다. 외부 충격에 강하고 화재 위험성이 낮다는 강점도 있다.
KG 모빌리티는 20일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토레스의 전기차 모델 ‘토레스 EVX’를 출시했다. 하위 트림인 E5의 가격은 4750만 원으로 책정돼 환경부 보조금과 지자체별 보조금을 받으면 실제 가격은 3000만 원대로 예상된다.
토레스 EVX에 탑재된 배터리는 중국 비야디(BYD)의 LFP 배터리로, 1회 충전으로 433km를 주행할 수 있다. NCM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시 367~524km를 주행할 수 있는 아이오닉 6와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은 거리다.
곽재선 KG 모빌리티 회장은 토레스 EVX 출시 다음 날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비야디의 배터리가) 화재 안전성, 가격, 주행 거리 면에서 우리에겐 최적의 선택지였다”고 말했다. ‘가성비’를 통해 시장 공략에 나서는 만큼 가격을 낮추기 위해 LFP 배터리를 탑재했다는 의미다.
주로 NCM 배터리를 탑재하던 현대자동차그룹도 중국 CATL의 LFP 배터리를 탑재한 ‘레이 EV’를 21일 선보였다. 현대차그룹이 국내에 출시한 승용차 중 LFP 배터리를 탑재한 것은 ‘레이 EV’가 처음이다.
기아는 레이 EV에 35.2킬로와트시(kWh) 용량의 LFP 배터리를 탑재해 복합 205km의 1회 충전 주행 거리를 확보했다. 4인승 승용 모델 중 하위 트림인 라이트 기준으로 가격은 2775만 원으로 보조금 적용 시 2000만 원 초반에 구매할 수 있다. LFP 배터리를 통해 ‘경형 전기차’에 걸맞은 가격으로 출시된 모습이다. 아울러 내년에 출시될 현대차 캐스퍼의 전기차 모델 ‘캐스퍼 일렉트릭’에도 LFP 배터리가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은 중장기적으로 LFP 배터리를 자체 개발하고 있기도 하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경 공동 연구를 통해 개발한 LFP 배터리를 상용화해 전기차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력 발전으로 LFP 배터리의 주행 거리가 길어지며 여러 완성차 업체에서 LFP를 탑재한 전기차를 선보이고 있다”며 “LFP 배터리는 가격 경쟁력이라는 확실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