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주범 낙인…보수적 영업
대출고객 평균 신용점수도 높아
주담대 막히자 전월세로 눈돌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카카오뱅크의 고정금리형(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연 4.305%~6.803%로 지난달 21일 기준 연 4.042~6.671%보다 하단이 0.263%포인트(p) 인상됐다. 같은 기간 케이뱅크의 주담대 금리는 4.18~5.21%에서 4.26~5.29%로 하단은 0.08%p 올랐다.
한 때 연 3%대였던 인터넷은행의 주담대 금리는 자취를 감췄다. 이날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고정금리형(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3.91~6.06%다. 지난달 21일(3.90~5.98%)보다 하단이 0.01%p 올랐지만, 여전히 3%대를 유지 중이다. 오히려 시중은행보다 대출 문턱을 높인 셈이다.
5대 은행이 주담대 금리 상하단을 각각 0.08%p, 0.01%p 올리는 동안 인터넷은행은 지난달 21일(4.042~6.671%)에서 이날 기준(4.26~6.803%)으로 주담대 금리 상하단을 각각 0.132%p, 0.218%p 인상했다.
지난 달 주담대 차주의 평균 신용점수도 인터넷전문은행이 높았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에서 주담대를 받은 고객의 평균 신용점수는 951점, 케이뱅크의 평균 신용점수는 960점으로 집계됐다. 이는 △신한은행 908점 △NH농협은행 921점 △하나은행 922점 △KB국민은행 924점 △우리은행 924점보다 높은 수치다.
최근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급증의 ‘주범’으로 인터넷은행의 주담대를 지목하면서 보수적인 영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25일 50년 만기 주담대 판매 대상자를 만 34세 이하로 제한한 데 이어 같은 달 30일에는 유주택자에 대한 주택구입 목적 주담대 판매를 중단했다.
전날 금융위원회가 ‘가계부채 관련 관계기관 점검회의’를 통해 주담대 판매에 제동을 걸면서 당분간 적극적인 주담대 영업은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주담대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면서 조심스러운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면서 “당국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주담대 등 가계대출에 대한 입장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담대 판매가 어려워지자 인터넷은행은 실수요자 중심의 전·월세 자금대출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전일 비대면 방식으로 전·월세 보증금 대출을 대환할 수 있는 ‘전·월세 보증금 대출 갈아타기’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전에는 카카오뱅크 앱에서 기존 전·월세 보증금 대출을 새로 받거나 연장하는 계약이 가능했다면, 앞으로는 보증금이 오르거나 이사를 갈 때도 비대면 방식의 대환 대출을 이용할 수 있다.
토스뱅크는 지난 5일 전·월세 보증금 대출을 내놨다. 이는 인터넷은행 최초로 선보인 전·월세 보증금 대출 신청 직후 앱으로 전세보증금 반환보증까지 한 번에 신청할 수 있는 서비스다. 지난 3월 고정금리 전세대출 상품을 출시한 케이뱅크는 대출 기간 동안 금리가 고정돼 이자 비용 관리를 계획적으로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