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28.2%·중국 -17.7%…승용차 32.4%·미국 2.3% 증가
11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 중인 한국 수출이 이달 10일까지 성적도 흔들리면서 1년 연속 감소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한국 수출의 기둥인 반도체는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였고, 최대 수출국인 중국으로의 수출도 부진했다. 또 3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던 무역수지 역시 16억 달러 적자를 기록해 적자 전환의 우려도 키웠다.
관세청이 11일 발표한 9월 1∼10일 수출입 현황에 따르면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148억6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9% 감소했다.
한 자릿수 감소율로 틀어막았다고 볼 수도 있지만 문제는 조업일수다 이 기간 조업일수는 7.0일을 기록한 반면, 지난해의 경우 추석 연휴가 끼어 6.5일로 0.5일이 적었음에도 올해 수출이 줄어든 것이다. 이에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14.5%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올해 추석은 이달 말인 점을 고려하면, 9월 수출 감소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 수출은 지난해 10월부터 8월까지 11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2018년 12월부터 2020년 1월까지 14개월 연속 감소를 기록한 이후 가장 긴 연속 수출 감소다.
품목별 수출 현황을 보면 핵심 품목인 반도체가 1년 전보다 28.2% 줄며 수출 부진이 큰 폭으로 이어지고 있다. 반도체는 지난달까지 13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 중이다.
다만, 정부는 메모리 감산 효과 가시화와 DDR5,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고성능 제품 수요 확대에 따라 반도체 업황은 점진적 개선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석유제품(-14.0%)과 정밀기기(-16.6%) 등의 수출도 적지 않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반면 승용차(32.4%)와 선박(52.4%)은 증가세를 보였으며, 철강제품(4.0%), 무선통신기기(5.6%), 가전제품(14.6%) 등도 지난달 같은 기간보다 수출이 늘었다.
특히 자동차 수출은 지난달까지 14개월 연속 증가를 기록하며, 한국 수출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국가별로는 최대 교역국인 중국에 대한 수출이 17.7% 감소했다. 대중 수출 감소세는 지난달까지 15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유럽연합(-14.7%), 싱가포르(-12.5%), 일본(-9.4%), 베트남(-1.2%), 대만(-6.5%) 등도 줄었다. 반면, 미국(2.3%), 홍콩(3.0%) 등은 늘었다.
같은 기간 수입액은 165억400만 달러로 11.3% 감소했다.
3대 에너지원인 원유(-10.2%), 가스(-55.7%), 석탄(-45.2%) 등의 수입이 모두 줄며 감소세를 이끌었다. 또한 반도체(-13.5%)와 승용차(-7.3%), 정밀기기(-1.9%) 등도 전년 대비 수입이 줄었다. 주요 품목 중 수입이 늘어난 품목은 석유제품(38.6%), 반도체제조장비(17.2%), 기계류(7.5%) 등이다.
국가별로는 러시아(-34.6%), 미국(-14.4%), 사우디아라비아(-15.6%), 일본(-8.5%) 등 주요 국가로의 수입이 줄었고, 유럽연합(15.8%), 중국(1.9%), 베트남(4.4%) 등은 늘었다.
이달 1∼10일 무역수지는 16억44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무역수지는 지난해 3월부터 5월까지 15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하다 6월 흑자 전환에 성공한 후 지난달 역시 8억7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해 3개월 연속 흑자 행진 중이다.
올해 들어 이달 10일까지 누적된 무역적자는 254억2000만 달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