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5일 임시주총에서 투표 예정
중룽국제신탁 유동성 위기가 번진 것이라는 분석
징웨이는 전날 선전증권거래소에 제출한 서류에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며 “소규모 주주들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상장을 철회할 계획”이라고 보고했다.
징웨이는 내달 15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상폐 안건을 투표에 부칠 계획이다. 다만 31일 예정된 상반기 실적 발표가 연기될 위험이 있으며, 그렇게 될 경우 당장 9월 1일부터 주식 거래가 정지될 수 있다고 서류에 명시했다.
징웨이는 구체적으로 어떤 불확실성이 기업에 피해를 주고 있는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다만 최근 불거진 그림자금융발 위기가 확산한 게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된다.
오리엔트캐피털리서치의 앤드루 콜리어 이사는 “상장사는 전 세계로부터 감시를 받는 만큼 사업 실패 시 상장된 상태는 기업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이어 “징웨이의 상폐는 중룽과 관계있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덧붙였다.
중룽은 중국 대표 그림자금융으로, 지난해 기준 징웨이가 지분 37.5%로 최대주주에 올라 있다. 최근 유동성 위기를 맞은 거대 자산운용사 중즈그룹이 중룽의 2대 주주다.
그림자금융이란 중국 정부의 엄격한 규제에서 벗어나 있는 비은행 금융기관을 의미한다. 중국 내 그림자금융 시장 규모는 약 4000조 원으로 추정된다.
이달 중순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이 달러 채권에 대한 이자를 갚지 못하면서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처했고, 이후 유동성 위기는 중즈와 중룽 등 금융업계로까지 번졌다. 중룽은 만기 신탁 상품 수십 건에 대한 현금 상환을 연기했고 중즈의 경우 KPMG를 감사로 선임하고 자산 매각을 계획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에 중국판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발생하는 게 아니냐는 공포도 커졌다.
위기는 징웨이로까지 번지면서 도미노 현상을 일으키고 있다. 올해 중국증시 벤치마크인 CSI300지수가 2.1% 하락하는 동안 징웨이 주가는 20% 떨어졌다. 특히 최근 주가가 급락하면서 전날까지 이틀간 거래가 중단되기도 했다. 거래는 이날 재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