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뒤 206만 명으로 64% 증가 전망
미국, 177만 명 백만장자 대열서 탈락
전 세계 자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첫 감소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크레디트스위스(CS)와 UBS는 이날 발표한 ‘2023 글로벌 웰스 보고서’에서 지난해 말 미국 달러 환산 기준 100만 달러(약 13억 원) 이상을 지닌 자산가 수가 전 세계에서 5939만 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2021년 말 6290만 명에서 350만 명가량 줄어든 것이다.
미국은 지난해 177만 명의 자산가가 백만장자 대열에서 탈락하면서 가장 큰 감소 폭을 기록했다. 지난해 뉴욕증시 벤치마크 S&P500지수가 19% 떨어지는 등 주식과 채권 시장이 폭락하면서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뒤이어 일본(47만 명), 영국(33만 명), 호주(36만 명), 캐나다(30만 명), 독일(25만 명) 순으로 백만장자 수가 감소했다. 보고서는 “전 세계 자산 손실이 북미 유럽과 같은 부유한 지역에 집중됐다”며 “이들 지역에서 잃은 자산 규모는 총 10조9000억 달러”라고 전했다.
한국의 백만장자 수는 전년도의 129만 명 대비 소폭 줄었다. 여전히 전 세계 상위 10위를 기록했으며 전체 백만장자의 약 2%를 차지했다. 보고서는 5년 뒤인 2027년 한국의 백만장자 수가 206만 명으로 64% 증가해 이탈리아를 제치고 9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보유 자산 기준으로 전 세계 상위 1%에 해당하는 한국인은 약 111만 명, 상위 10%에 속하는 한국인은 1856만 명으로 각각 집계됐다.
국가별 1인당 평균 자산 규모에서는 한국이 23만760달러로 20위를 기록했고, 중간값으로는 9만2720달러로 18위에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전 세계 자산은 454조4000억 달러로 2021년 말 대비 11조 3000억 달러(2.4%) 줄어들었다. 전 세계 자산이 감소한 것은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성인 1인당 자산 역시 3198달러(3.6%) 감소해 8만4718달러가 됐다.
보고서를 작성한 앤서니 셔록스 CS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자산 손실의 상당 부분은 인플레이션과 달러 대비 다른 통화 가치 붕괴에 따른 것이었다”며 “금융 자산의 감소가 두드러졌고, 부동산과 같은 비금융 자산은 급격한 금리 인상에도 탄력성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이어 “다만 올해 금리 인상으로 주택 가격 하락 시 금융과 비금융 자산의 상대적 기여도가 역전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