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권침해 실태조사 결과 1만1727건 접수
학부모에 의한 교권침해, 학생보다 2배 이상 많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수업 방해 등 문제행동을 하는 학생에 대한 실질적인 지도 방안을 담은 교육부 고시를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교총은 3일 오전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이 같은 내용의 ‘교육권 보장 현장 요구 전달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교권 보호를 위해 필요한 5대 정책과 교권침해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정성국 교총 회장은 “광화문 거리에서 3만 명 넘는 초중등 선생님들이 모여 절규하는 목소리로 정부와 국회, 국민들에게 호소하고 있다”며 “이런 목소리들이 국내 최대 교원단체인 한국교총을 통해 체계화된 정책으로 정부, 국회에 제시돼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긴급기자회견을 연 배경을 밝혔다.
먼저, 학생의 문제 행동에 교사가 실질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수업방해 등 문제행동 시 교사가 즉각 할 수 있는 지도‧제재‧조치 방안 마련을 촉구한다”며 “교실 퇴장, 별도 공간 이동, 반성문 및 과제 부과 등 실질적인 방안을 담은 교육부 고시를 조속히 마련해 달라”고 말했다.
지난달 25~26일 교총은 유초중고 교사 3만295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해 ‘교사들은 수업방해·폭언·폭행 등 문제 행동을 보이는 학생들을 제지할 수 없다’는 데 전체의 98.7%가 동의했다는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아동학대 신고로부터 교사를 보호하는 법안 마련도 촉구했다.
정 회장은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로부터 정당한 생활지도를 보호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즉각 통과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부모의 악성 민원을 근절할 수 있는 대책 마련 △교원의 학교폭력 지도 및 사안 처리 과정에서 민·형사상 책임을 지지 않게 하기 위한 학교폭력예방법 개정 △학생인권조례 재검토 등도 5대 요구사항에 포함됐다.
아울러, 교총은 지난달 25~26일 자체 집계한 결과 교권침해 사례 1만1628건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교권침해 대상을 살펴보면 학부모(8344건)가 학생(3284건)보다 2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권침해 유형으로는 아동학대 등으로 신고하겠다고 협박하는 등 악성민원을 제기한 경우가 6720건(57.8%)으로 과반을 차지했다.
이어 학부모나 학생으로부터의 폭언·욕설을 듣는 경우 2304건(19.8%), 업무방해 혹은 수업방해를 받는 경우 1731건(14.9%), 폭행 733건(6.3%), 성희롱·성추행 140건(1.2%) 순으로 나타났다.
정 회장은 “폭염 속 장거리 이동과 장시간 집회로 선생님들의 건강이 걱정”이라며 “교권 5대 정책 30대 과제가 관철될 때까지 총력 활동을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