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다음 달(8월) 18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초청으로 미국 캠프데이비드에서 개최되는 한미일 정상회의 참석차 방미에 나선다. 역내외 안보·경제 협력 등 3국 간 공조를 강화할 중요한 계기가 될 전망이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3국 정상은 이번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공조를 비롯해 경제안보, 주요 지역 및 글로벌 문제와 관련한 협력 방안에 관해 심도있게 협의할 예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5월 일본 히로시마에서 개최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윤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를 미국에 초청한 바 있다.
이 대변인은 "이번 한미일 정상회의는 핵심가치를 공유하는 3국 간 협력을 새로운 수준으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중요한 전기"라며 "한미일 3국이 함께 규칙 기반의 국제질서를 증진하고, 역내외 안보와 경제적 번영에 더욱 적극적으로 기여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미일 정상회의는 1994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출범해 현재까지 12차례 개최됐다. 다만 12차례 한미일 정상회의는 모두 다자회의를 계기로 열렸지만, 이번 정상회의는 한미일 정상이 정상회의만을 위해 따로 모이는 첫 사례다. 대통령실은 3국 정상간 격의없고 친밀한 대화를 갖기 위해 리트리트(비공식 자유토론) 형식으로 이번 회의가 진행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6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정상회의에서 2017년 이후 5년만에 한미일 정상회의를 개최한 이후 2022년 11월 프놈펜(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계기), 지난 5월 히로시마(G7 정상회의 계기)까지 출범 후 세 차례 한미일 정상회의를 가졌다.
정상회의가 열리는 캠프 데이비드는 미국 대통령의 전용 별장으로 약 1500평 규모다. 워싱턴 DC에서 약 100km 떨어진 메릴랜드 주 캐탁틴 산맥에 위치하고 있다. 캠프 데이비드는 주요국 정상이 모여 역사적으로 중요한 합의를 도출한 장소이자 적대 국가 간의 관계 개선이 이뤄진 곳으로 외교적 상징성이 높은 장소로 알려져 있다.
1943년 제2차 세계대전 중 처칠 영국 수상이 외국 정상으로서는 최초로 캠프 데이비드를 방문해 루즈벨트 대통령과 종전을 논의했고, 1956년 미소 냉전이 본격화하던 당시 아이젠하워 미 대통령과 흐루쇼프 소련 서기장 간 정상회담이 개최돼 양 진영 간 군사 대결을 지양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외에도 일본·프랑스 등 각국 지도자들이 방문했으며 2012년에는 G8 정상회의가 캠프 데이비드에서 개최됐다.
이번 정상회의는 취임 후 캠프 데이비드에 30여 차례 방문한 바이든 대통령이 외국 정상을 첫 초청했다는 의미도 있다. 한국 정상의 캠프 데이비드 방문은 2008년 이명박 대통령이 최초 사례다.
대통령실은 "캠프 데이비드에서 이번 한미일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것은 미국의 한미일 협력에 대한 의지와 한일 정상에 대한 각별한 우의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