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들의 상반기 순익이 크게 악화됐다. 고금리에 따른 조달비용 상승과 대손충당금 적립 확대로 인한 여파로 분석된다. 카드사들은 기준금리 인상 등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보며 하반기에도 실적 개선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카드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3169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2% 감소했다. 신한카드의 2분기 순익도 1502억 원으로 전분기 대비 9.9% 줄었다.
KB국민카드의 경우 상반기 순이익은 1929억 원으로 같은 기간 21.5% 감소했다. 삼성카드의 당기순이익도 2906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 줄었다. 우리카드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819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38.7%, 하나카드의 상반기 순이익도 726억 원으로 23.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사들의 상반기 순이익이 크게 감소한 것은 시장의 금리 상승이 크다. 은행권과 달리 카드사들은 수신 기능이 없어 대부분 채권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다. 지난해 말부터 채권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카드사들의 조달비용이 증가해 카드사들의 비용 부담이 커졌다.
또한, 고금리로 인한 경기 여건 악화로 취약차주의 연체율이 오르면서 대손비용이 증가한 것도 실적 악화의 요인으로 분석된다. 고객들의 상환능력이 약화돼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이 불가피했기 때문이다.
하반기 전망도 좋지 않다. 하반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채권 만기가 하반기에 집중됐고 부실 규모가 큰 것으로 알려진 ‘브릿지론’의 만기도 돌아와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상환유예 조치도 9월 종료를 앞두고 있어 대손충당금 적립에 대한 부담도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의 상생 압박도 업황 악화를 겪고 있는 카드사들에게는 부담이다. 지난 달 우리카드 2200억 원 규모의 상생금융 지원안을 시작으로 현대카드 6000억 원, 롯데카드 3100억 원, 신한카드 4000억 원, 하나카드 3000억 원 등 총 1조8300억 원 규모의 상생금융을 지원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보고 경영 효율성을 강화하는 한편 데이터사업, 차량 할부금융, 해외사업 등에서 부족한 수익을 대체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