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보급 상승에 가격 하락…관련 ETF‧ETN도 내림세
“금리 인상 마무리‧배기가스 규제에 가격 상승할 것”
테슬라와 전기차 관련주가 상승세를 이어가자 귀금속인 백금(플래티넘)과 팔라듐 관련 상품이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백금과 팔라듐은 내연기관차에 주로 사용돼 전기차 보급이 늘면 수요가 줄어들 우려가 커져서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STAR 팔라듐선물(H) 상장지수펀드(ETF)’는 올해 들어 31.04% 하락했다. ETF 중 가장 낮은 수익률이다.
백금 상장지수증권(ETN)도 마찬가지다. ‘TRUE 레버리지 플래티넘 선물 ETN’은 17.79%, ‘TRUE 플래티넘 선물 ETN’은 5.61% 하락했다.
백금과 팔라듐은 고급 장신구에 사용돼 금과 함께 ‘3대 귀금속’으로 꼽히지만, 산업용으로도 많이 쓰인다. 자동차 매연 저감장치에서 촉매로 활용되는 게 대표적이다. 내연기관 자동차의 배기가스를 정화하려면 필수 원자재인 셈이다. 주로 팔라듐은 휘발유, 플래티넘은 디젤 차량에 사용된다.
그러나 최근 전기차 보급이 늘고 관련주가 수혜를 입자, 이와 반대되는 백금과 팔라듐은 수요가 감소할 것이란 우려가 커졌다.
실제 전기차 관련주인 테슬라는 올해 들어 150% 가까이 올랐다. 국내 증시에서도 2차전지 관련주는 에코프로를 필두로 고공행진 중이다.
반면 백금과 팔라듐 가격은 하락해 ‘KBSTAR 팔라듐선물인버스(H) ETF’(27.81%), ‘TRUE 인버스 2X 플래티넘 선물 ETN(10.32%)’, ‘TRUE 인버스 플래티넘 선물 ETN’(9.27%) 등 인버스나 곱버스(인버스 2배) 상품이 상승하고 있다.
다만 개미들은 여전히 백금과 팔라듐 가격 상승에 베팅하는 분위기다. 올해 개인투자자는 ‘KBSTAR 팔라듐선물(H) ETF’를 33억 원 넘게 순매수했다. 수익률 27.81%를 기록 중인 ‘KBSTAR 팔라듐선물인버스(H) ETF’를 2억 원 가까이 순매도한 것과 대조적이다.
개인투자자는 기후위기 시대 배기가스 정화를 위해서는 백금과 팔라듐의 수요가 당분간은 필수적일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각국 정부가 배기가스 규제를 강화하면서 팔라듐은 2021년에는 가격이 급등해 ‘금보다 비싼 귀금속’ 타이틀을 얻기도 했다.
증권가 전망도 긍정적이다. 고찬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백금과 팔라듐은 귀금속으로 안전자산에 속하다 보니 금리 민감도가 큰 자산”이라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리스크로 하방 압력을 받았고, 금리 상승으로 자동차 수요 우려도 있어 가격이 하락했었다”고 했다.
이어 “금리 인상 사이클에 대한 우려는 마무리돼가는 국면”이라며 “배기가스에 대한 규제가 강화하면 촉매 장치에 쓰이는 백금과 팔라듐 수요는 절대적으로 높아질 수 있어 향후에는 가격이 지금보다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