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규모’ 알맹이 빠진 하루·델리오 대응…“구체적 투자금 상태 밝혀야”

입력 2023-06-21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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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ㆍ델리오, ‘CEO 서신ㆍ대표단 회의’ 투자자 대응 중
‘피해 규모ㆍ정상화 계획’ 등 빠져…투자자들, “시간 끌기”
하루 전 CTO “앞으로 씨파이에 돈 안 맡겨” 트윗 논란도

▲델리오, 하루인베스트 관련 이미지. (출처=각사 홈페이지)
▲델리오, 하루인베스트 관련 이미지. (출처=각사 홈페이지)

투자자의 출금을 막은 하루인베스트와 델리오가 사태에 대해 대응을 이어가고 있지만, 정작 중요한 피해 규모나 정상화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빠져있어 ‘시간 끌기’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델리오는 전날 ‘예치이용자 대표자회의’ 출범을 알렸고, 하루인베스트는 ‘CEO 서신’을 공개했지만 투자자 불안은 여전하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고객 출금을 중단한 하루인베스트와 델리오는 전날인 20일 각각 ‘CEO 서신’과 ‘예치이용자 대표자회의 출범’을 발표했다. 출금 중단 사태에 대한 회사 측의 대응이지만 투자자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피해 규모나 정상화에 대한 구체적 계획은 빠져있다.

우선 델리오는 대표자회의가 실 예치자 중 대학교수, 변호사, 개발자 등 전문성 갖춘 이들로 구성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19일에는 2차 대표자회의를 진행했고, 이들과 현재 사안 공유 및 대표자회의 방향 설정, 대책 회의 등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대표단은 현재 총 10명으로 구성된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19일 대표자 회의가 진행됐음에도 회의에서 나온 내용을 델리오가 직접 투자자에 알리거나 투자자 커뮤니티에는 공유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사실상 회사 측과 대표 10인 간의 회의로, 투자자 소통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이에 대해 정상호 델리오 대표는 “회의 중 나온 내용들에 대한 공유는 대표단 차원에서 결정할 사안”이라면서 “아마 대표단 내부 결정을 거쳐 투자자들에게 공유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 대표는 “저희는 정상적으로 영업을 하고 있으며, 하루 쪽에서 문제가 발생해 그 여파를 맞은 것”이라며 “먹튀나 횡령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델리오는 이날 재택 근무를 조기 종료하고, 사무실 출근도 재개한 상황이다.

▲이형수 하루인베스트 CEO는 20일 오후 11시 40분께 CEO 서신을 공개했다. (출처=하루인베스트 블로그)
▲이형수 하루인베스트 CEO는 20일 오후 11시 40분께 CEO 서신을 공개했다. (출처=하루인베스트 블로그)

하루인베스트는 20일 오후 11시 40분께 이형수 하루인베스트 대표 명의의 서신을 블로그와 트위터 등 미디어 채널에 게시하고, 투자자 메일로 발송했다. 이번 서신에서도 이형수 대표는 이번 사태의 원인을 제공한 운용사 B&S홀딩스에 대한 법적 대응을 강조하며 “B&S홀딩스에 맡긴 자산을 회수하는 데 시간이 걸리더라도 투자자들의 손실을 줄이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투자자 대응이 늦은 점에 대해 “급한 상황에서 피해 규모와 복구 계획을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었기 때문”이라며 사과했다. 이어 “B&S 홀딩스를 상대로 사기, 횡령 및 기타 혐의에 대한 법적 대응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적절한 시기에 관련 정보를 공유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투자자 집단 소송에 대해서도 인지하고 있고, 당국과 적극 협조하겠다”면서도 “이 상황을 회피하거나 도망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결국 투자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피해 규모나 남은 자금에 대한 내용은 빠져있는 상황이라 일각에선 ‘시간 끌기’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실제로 하루인베스트 트위터에 올라온 CEO 서신에는 “전혀 새로울 것이 없다”는 반응과 함께 자금의 상황 등 투자금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라는 댓글이 여럿 달리기도 했다.

또한 하루 투자자들 역시 현재 텔레그램 단체방을 개설하고 투자자 대표단 구성에 들어갔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500여 명에 가까운 투자자가 해당 텔레그램 방에 모였다. 다만 ‘하루 투자자 대표단’은 델리오 사례와 달리 회사 측과 협의된 사안은 아니라서, 실제로 이들이 어떤 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주 전 CTO는 일부 책임을 느낀다면서도 "다시는 씨파이에 크립토를 넣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출처=주은광 하루인베스트 전 CTO 트위터)
▲주 전 CTO는 일부 책임을 느낀다면서도 "다시는 씨파이에 크립토를 넣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출처=주은광 하루인베스트 전 CTO 트위터)

한편, 하루인베스트의 공동 창업자이자 1여년 전 퇴사한 주은광 전 CTO가 20일 오후 “아마 다시는 씨파이(Cefi)에 크립토를 넣지는 않을 것”이라는 트윗을 남기며 논란이 되기도 했다. 주 전 CTO는 퇴사 이후 일이지만 일부 책임감을 느낀다면서도 “코파운더(공동창업자)로서 할 소리냐? B&S홀딩스를 파트너사로 선정한 건 전적으로 경영진 책임”이라는 비판에는 “가장 신뢰했던 서비스가 무너졌는데 행동을 바꾸지 않으면 그게 더 이상한 것 아닐까?”라고 되묻기도 했다. 다만, “하루가 운용자산을 다 날렸다는 걸 전달받은 것이냐?”는 질문에는 “전달받은 내용 없다”고 답해 여전히 하루의 자금이나 피해 규모는 오리무중인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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