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너지가 SK그룹의 부동산 전문 투자회사 SK리츠와 손잡고 SK에너지 직영주유소 부지를 ‘복합 에너지플랫폼’으로 개발한다. 석유제품 유통을 넘어 주유소의 역할을 친환경 에너지 공급까지 넓히는 복합 에너지플랫폼으로 전환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SK에너지는 전날인 13일 클린에너지리츠와 ‘SK 친환경 복합스테이션 구조 고도화 사업’ 추진을 위한 합의서를 체결했다고 14일 밝혔다.
클린에너지리츠는 2021년 SK리츠가 SK에너지로부터 SK 직영주유소 116개 부지를 인수하며 이를 관리하기 위해 설립한 부동산 전문 기업이다. SK리츠가 지분 100%를 갖고 있다.
첫 복합스테이션 개발 주유소로는 경기 시흥시 SK시화산업주유소가 낙점됐다. 이 주유소 부지는 2074㎡ 규모의 반듯한 직사각형으로 주유소 앞에 왕복 6차로가 있고 주변에 산업시설과 상업시설들이 모여 있어 승용차, 화물차 고객들이 많다.
SK에너지와 클린에너지리츠는 올해 4월 한국산업단지공단이 주관하는 ‘구조고도화사업 민간대행사업자’로 선정돼 사업 추진을 위한 행정적 동력도 갖췄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은 노후 산업단지의 업종을 고도화하고, 산업단지 환경개선을 위한 인프라 공급을 위해 기존 시설의 구조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SK에너지와 SK리츠는 인허가 절차를 거쳐 연내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존 캐노피식 주유소를 철거하고 당일 배송이 가능한 도심형 물류시설(MFC, 마이크로 풀필먼트 센터)를 위한 3층 건물을 지어 옥내주유소로 탈바꿈할 방침이다. SK에너지는 네이버와 지난해 12월 사업협약을 맺어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판매자들의 상품을 지역 기반으로 공동 집하하는 ‘더 착한 택배’를 선보였다. 이 밖에 도심형 물류센터 자동화 등 물류기술 혁신을 위한 인공지능(AI), 클라우드를 SK 주유소에 구현한다.
새 주유소 건축물 옥상에는 연료전지, 태양광 등 분산전원 시설을 설치하고 여기서 생산된 전기로 전기차 충전 서비스를 제공하는 분산발전 모델도 관련 규제 정비에 맞춰 선보인다. SK에너지는 올해 6월 초 기준 전기차 충전소 85개소, 충전기 98기를 전국 SK 주유소에 구축했고, 계속 규모를 늘릴 계획이다. 또한, 현재 서울 SK 주유소 2곳에서 시범운영 중인 주유소 연료전지 사업은 향후 규제 정비에 따라 운영 주유소 수를 늘리는 등 에너지솔루션 사업을 육성한다.
SK리츠는 이번 사업을 계기로 현재 보유하고 있는 SK 주유소 부지의 자산가치를 높이고, 그린 에너지 공급기능을 갖춘 사업모델 개발에 나선다. 지역별 전기차 보급률, 인근 개발 계획 등을 고려한 최적의 주유소 개발 방안을 제시해 주유소 업계가 가진 친환경차 시대의 사업 지속 가능성, 부동산 가치 증대와 같은 고민을 선제적으로 해결한다.
장호준 SK에너지 S&P(Solution&Platform) 추진단장은 “SK시화산업주유소 복합 개발은 부동산 개발 역량을 갖춘 SK리츠와 처음 나서는 주유소 개발 프로젝트로서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도 석유마케팅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탄소감축 촉진 및 미래 성장 사업의 성과창출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