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 2030년까지 연 20% 성장”
“IRA 보조금 획득 위해 중요도 높아질 것”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전기차 배터리 분리막 시장 선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수혜 기대로 공급망 확보를 위한 움직임이 활발해지는 등 변화가 예상된다.
분리막은 양극재, 음극재, 전해액과 함께 전기차 배터리 4대 핵심소재로 꼽힌다. 양극과 음극의 직접 접촉을 차단하고 리튬이온 이동 통로를 제공해주는 역할을 한다. 제조 방식에 따라 건식과 습식으로 나뉜다.
13일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배터리 분리막 시장은 2030년까지 219억 달러(27조9000억 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2020년(36억 달러)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20%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분리막 시장의 선두주자는 중국이다. 지난해 글로벌 분리막 시장(공급액 기준)은 중국 점유율이 56%로 압도적이다. 우리나라와 일본이 각각 23%, 19%로 1위 탈환 방안을 모색 중이다. 국내 기업 역시 미래 먹거리로 떠오른 배터리 패권을 쥐기 위해 그룹 계열사의 역량을 활용하거나 해외 공장을 설립하는 등 시장의 판도를 바꾸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에너에버배터리솔루션은 분리막 코팅 공장을 짓기 위해 미국 조지아주와 부지 선정 관련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생산을 시작하면 미국 내 최초 분리막 대량 양산 진출기업이 된다.
분리막 공장 예상 부지 면적은 규모 11만5000㎡다. 2025년 말 착공해 2027년 6월 생산 가동을 목표로 한다. 미국에서 생산한 분리막은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를 비롯해 해외 배터리 업체에 납품한다.
도레이첨단소재도 분리막 사업에 진출한다. 도레이첨단소재는 1일 도레이배터리세퍼레이터필름한국(도레이BSF한국)의 지분 70%에 대한 인수계약을 체결했다. 도레이BSF한국은 일본 도레이의 핵심 생산 거점으로 배터리 4대 핵심소재 중 하나인 분리막 제조 전문 기업으로 고도의 제막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인수를 통해 고객사와의 협력 확대, K-배터리산업 밸류체인 강화에 기여할 방침이다.
LG화학은 일찌감치 분리막 사업에 뛰어들었다. LG화학은 2021년 LG전자 비즈니스솔루션 사업본부의 분리막 코팅 사업부문을 5230억 원에 인수했다. 이어 지난해 6월 헝가리에 배터리 분리막 합작법인을 설립해 2028년까지 연간 8억㎡ 이상의 생산능력을 갖추기로 했다.
김철중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주요 원가 부담으로 작용하던 전력비 등이 점진적으로 안정화되고 있고, 리튬 가격 하락으로 배터리 원가에서 분리막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IRA 보조금 획득을 위한 원가 비중 계산에서도 분리막의 중요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