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빠진 중국 경제…“신뢰가 최대 문제”

입력 2023-05-30 16:28 수정 2023-05-30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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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오프닝 6개월간 경제 회복세 미약
산업생산, 소매판매 등 주요 지표 모두 부진
“소비자 우려 커져 지출 줄고 민간투자도 약세”
청년 실업률, 사상 첫 20% 넘는 등 젊은층 부담 가중

▲중국 베이징에서 29일 시민들이 길을 건너고 있다. 베이징/EPA연합뉴스
▲중국 베이징에서 29일 시민들이 길을 건너고 있다. 베이징/EPA연합뉴스
중국 경제가 힘을 잃고 있다. 당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에서 전환해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나선 지 약 6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경제회복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고 전망은 불확실하다. 이런 부진엔 신뢰 부족이 주요인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의 소매판매와 산업생산, 신규 대출 등 최근 공개된 주요 지표는 모두 시장 예상에 못 미치고 있다. 4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49% 증가에 그쳤고 산업생산 증가율은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FT는 “약해진 부동산 판매와 산업생산, 소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서의 빠른 회복에 대한 확신을 약화하고 있다”며 “모멘텀 둔화로 원자재 가격과 주가가 하락하고 위안화 가치가 약세를 보이는 등 이미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의 후이산 수석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신뢰가 가장 큰 문제”라며 “소비자들에겐 미래에 대한 우려가 있고 이들은 실제로 지출하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이어 “민간투자도 매우 약하다”며 “투자자들은 기업들과 대화는 하지만, 여전히 참여를 꺼린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최근 몇 주 동안 부동산 시장이 특히 취약한 조짐을 보이면서 경제 전망도 약해지고 있다. 리서치 업체 게이브칼에 따르면 3월 중국 부동산 업계 매출은 2019년 수준의 95%까지 회복했지만, 4월엔 63%로 크게 떨어졌다.

낙관적인 부분도 있다. 게이브칼은 “소비 회복 엔진은 온전하다”며 “빡빡한 노동시장은 결국 소득을 밀어 올릴 것이고 다음 분기엔 더 많은 소비가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해 제로 코로나 여파로 경제가 쑥대밭이 된 것에 대한 기저 효과로 여전히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인 5% 달성이 가능하다는 추측도 나온다.

모건스탠리의 로빈 싱 수석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최근의 회복 부진이 일시적인 ‘딸꾹질’인지 아니면 정부가 더 많은 지원을 통해 개입할 필요가 있는 종류인지가 관건”이라며 “정부 관리들은 결정을 내리기 전에 앞으로 두 달 동안 공장 활동을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 정부는 경제성장률이 목표 이하로 떨어지는 것을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정책 방향이 무엇이든 중국 청년들의 미래는 암울하다고 FT는 짚었다. 금융과 인터넷 플랫폼에 집중하던 중국 정부가 공학과 전자 하드웨어 제조로 우선순위를 바꾸면서 노동 시장에 많은 변화를 일으켜 취업준비생들을 무방비 상태로 만들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도시지역 실업률은 5.2%로 비교적 양호했지만, 청년(16~24세 기준) 실업률은 20.4%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20%를 넘은 건 집계를 시작한 이래 처음이다. 청년 실업률은 올해 들어 3개월째 상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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