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株 미국 경기둔화 우려에 ‘털썩’...‘최고 갑부’ 아르노 순자산 112억 달러 증발

입력 2023-05-24 15:50 수정 2023-05-24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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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셔리 브랜드, 중국 리오프닝 기대감에 올해 우상향
美 경기둔화 우려에 된서리
유럽 브랜드 시총, 하루 새 300억 달러 증발
미국, LVMH 매출서 27% 차지

▲사진출처 AP뉴시스
▲사진출처 AP뉴시스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기대감에 올해 꾸준한 상승세를 기록했던 럭셔리 브랜드들이 된서리를 맞았다. 미국의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이들의 올해 매출에 먹구름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프랑스 파리 증시에서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인터내셔널 주가는 6.54% 급락했다. 루이뷔통 모회사인 루이뷔통모헤네시(LVMH)는 5% 넘게 떨어졌고, 구찌 브랜드를 보유한 케링도 3% 가까이 밀렸다. 유럽 럭셔리 브랜드 시가총액은 하루 새 300억 달러(약 39조4770억 원) 이상 증발했다.

유럽 럭셔리 브랜드들의 갑작스러운 주가 하락 배경에는 모건스탠리가 있다. 에두아르드 오빈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모건스탠리가 주최한 럭셔리 콘퍼런스에서 “명품기업들의 미국 실적이 상대적으로 짓눌리고 있다”며 “특히 소비 여력이 없음에도 명품을 사 왔던 ‘열망 소비자’들의 소비가 감소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전반적으로 우리는 미국에서 진행 중인 연착륙이 다른 시장의 강세로 상쇄될 수 있다는 판단이 불확실하다는 점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럭셔리 업계에서 미국은 아시아만큼이나 중요한 시장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LVMH의 지난해 매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7% 정도로, 아시아는 30% 정도다. 미국 시장의 매출이 휘청이면 전체 회사 매출 타격도 클 수밖에 없다.

매트 갈랜드 도이체방크 애널리스트는 미국 시장 우려와 함께 지나치게 높은 밸류에이션 부담도 지목했다. 실제로 올해 럭셔리 브랜드들의 주가는 올해 큰 폭으로 오르면서 미국증시에서 상승세를 견인했던 ‘빅테크’와 같은 역할을 했었다. 특히 고금리 기조에 부진을 면치 못했던 빅테크와 달리 중국 리오프닝 기대에 힘입어 꾸준히 우상향했다. LVMH 주가는 올해에만 25% 올랐고, 에르메스는 33% 뛰었다. 이는 같은 기간 유럽증시 벤치마크인 스톡스유럽600지수 상승률 10%를 크게 웃도는 성과다.

갈랜드 애널리스트는 “명품 기업 주가는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의 프리미엄에서 거래되고 있으면서도 많은 투자자로 여전히 붐비고 있다”면서 “중국 수요 증가가 명품 기업들의 매출을 떠받치고 있지만, 앞으로는 투자자들이 더 까다로워질 수 있다”고 경종을 울렸다.

한편 주가 하락으로 블룸버그억만장자지수 기준 세계 최고 갑부인 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의 순자산도 하루 새 112억 달러가 증발, 2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의 격차가 120억 달러로 줄어들게 됐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아르노 회장의 자산은 현재 약 1920억 달러, 머스크의 자산은 1800억 달러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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