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총액 회전율 4월 3.32%→5월 2.29%↓…시장 크게 둔화
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 하락에 ‘착시현상’ 사그라들어
코스닥 열풍을 이끌었던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등 이차전지주가 최근 급락세를 보이자 코스닥 거래대금도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한때 코스피 시장 거래대금을 크게 앞질렀으나 이같은 이례적 현상이 점차 제자리로 다시 돌아오는 모양새다.
◇거래대금 역전현상 확연히 줄어...시가총액 회전율 ‘뚝’=코스닥 시장 거래대금은 이달 15일 기준 9조7827억 원을 기록했다. 거래대금은 연초부터 계속 증가해왔다. 지난 1월 한 달간 거래대금 평균은 6조1000억 원대, 2월 9조6000억 원대, 3월 12조7000억 원대, 4월엔 13조8000억 원대를 기록했다.
반면, 코스피 시장 거래대금은 1월 6조9000억 원대로 코스닥 시장보다 높았으나, 이후 2월 8조 원대, 3월 8조9000억 원대, 4월 12조5000억 원대로 3개월 연속 코스닥에 크게 밀렸다.
이는 이례적 현상이었다. 기존엔 코스피 상장 기업의 시가총액이 코스닥보다 크기 때문에 코스피 시장의 거래대금이 많은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5월 들어 거래대금 10조 원 바닥이 무너지더니, 이달 15일까지 9거래일 동안 코스닥 시장의 거래대금이 코스피보다 높았던 날은 단 3일에 불과할 정도로 최근 눈에 띄게 줄었다.
시가총액 회전율로 봐도 코스닥 시장의 활기가 확연히 떨어진 것을 가늠할 수 있다. 시가총액 회전율은 거래대금을 시가총액으로 나눈 비율로, 주식시장이 얼마나 활발한지 나타내는 지표다. 수치가 클수록 거래가 활발하다는 의미다.
가장 활발했던 지난달 10일부터 14일까지 시가총액 회전율은 일평균 3.91% 수준을 기록했으며 4월 평균으로 봐도 3.32%를 기록했다. 그러나 5월 들어선 이 수치가 2.29%까지 떨어지며 코스닥 시장이 크게 둔화됐음을 알 수 있다.
◇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 하락에 ‘착시현상’ 사그라들어=이처럼 코스닥 시장이 급격하게 침체된 이유로는 코스닥 시장 부양의 큰 축을 담당했던 이차전지 관련 종목들의 급락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일각에선 코스닥 지수가 1월 680선에서 4월 중순 910선까지 오를 수 있었던 이유로 코스닥 시가총액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의 급등을 꼽는다. 소수의 특정 산업 종목 강세가 지수 전체의 상승을 견인하는 것으로 보이게 만드는 착시 현상이 나타났다는 지적이다.
에코프로는 연초 10만3000원에서 4월 28일(73만 원)까지 608.74% 올랐다. 에코프로비엠도 같은 기간 9만2100원에서 26만7000원까지 오르면서 189.90%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당시 전문가들은 우려를 나타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수급 쏠림 현상 등으로 단기 주가 과열이 일어났다”면서 “1분기 실적 시즌을 지나면 급등세는 진정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안영진 SK증권 연구원도 “사실상 코스닥 내 일부 대형주를 제외하고 이미 중소형주로서 코스닥은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근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의 하락이 지속되면서 코스닥 지수도 함께 내리자 착시가 걷히고 있는 모습이다.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한편, 증권가에선 착시현상이 걷히면서 이차전지주의 변동성은 불가피 하지만 이같은 조정 이후엔 이차전지주의 테마 주도권이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등에서 분리막과 동박 업체 등으로 옮겨갈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정용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까진 정책 수혜에 따른 대규모 고객사 및 수주 확보가 주가의 핵심이었지만 하반기에는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을 위한 파트너십 여부가 더욱 중요할 것”이라며 “분리막 업체들은 이차전지 섹터에서 오랫동안 외면받았으나 중국발 공급 과잉이 해소된다면 구조적인 반등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동박 업체 역시 수익성 개선만 확인된다면 낮은 밸류에이션이 부각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