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가운데 구제역 감염사례도 나와 가축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정부는 확산을 막기 위해 소독과 백신 접종 등 대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12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앞서 10일과 11일 이틀에 걸쳐 충북 청주의 한우 사육농장 4곳에서 구제역이 발생했다. 해당 농장의 480여 마리 소는 모두 살처분될 예정이다.
국내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것은 2019년 1월 31일 이후 4년 4개월 만이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구제역에 걸린 소들은 모두 항체 형성률이 낮았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백신 접종 이후 재접종을 하기 전 항체가 없었던 시기에 구제역에 감염된 것 같다"며 "해당 농장이 백신 접종을 소홀히 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인근 지역에 긴급 백신 접종을 명령하는 한편 전국 농장을 대상으로 전화예찰을 통해 구제역 증상 등을 확인하고, 백신 일제접종을 신속히 마무리 지을 방침이다. 아울러 구제역 확산을 막기 위해 농식품부는 광역방제기, 방역차 등 가용한 소독자원을 총동원해 청주시와 인접 7개 시·군을 대상으로 집중소독을 진행한다.
아프리카돼지열병도 야생멧돼지의 활동 범위가 넓어지는 봄철을 맞아 확산이 우려된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야생멧돼지 발견 수는 이달 4일까지 총 354마리인데, 3월까지 160마리였던 것을 고려하면 수가 급증하는 추세다. 발견지역은 강원 원주·삼척, 충북 충주·단양·괴산, 경북·문경·상주·울진·영덕 등으로 남하하고 있는 추세다.
실제 돼지열병 발생 건수도 늘어나고 있다. 올해 돼지열병은 총 8건이 발생했다. 돼지열병이 전국적으로 발생했던 2019년 이후 가장 발생 건수가 많다.
특히 감염된 야생멧돼지 폐사체 발견 범위가 점점 넓어지며 전국에 바이러스가 산재해 있는 것으로 방역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정부는 돼지열병 확산 차단을 위해 농장에 기피제를 설치하고, 드론을 투입해 농장 주변 야생멧돼지을 탐색한다. 또 멧돼지 서식밀도 감소를 위해 포획도 지속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구제역이 추가로 확산되지 않도록 신속한 살처분·임상검사·집중소독 등 방역 조치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돼지열병은 전국이 위험지역인 만큼 방역수칙이 잘 지켜질 수 있도록 힘쓰는 동시에 야생멧돼지 서식밀도 감소도 계속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