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에 봄바람이 불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시장을 중심으로 아파트값 낙폭 축소가 3주 연속 이어지고 있고, 미분양 주택도 감소세로 돌아섰다. 고금리 기조가 지속하면서 집값 급등과 청약 시장 과열 등 급격한 반등세를 나타내긴 어렵지만, 올해 초 규제 완화 이후 집값 낙폭 완화와 매수심리 회복으로 시장 분위기가 되살아난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국토교통부와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이번 주(4월 24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 변동률은 0.11% 하락해 지난주(-0.13%)보다 0.02%포인트(p)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전국 아파트값 변동률은 이달 첫째 주 0.22% 하락을 기록한 이후 둘째 주 0.17% 하락, 셋째 주 0.13% 하락으로 3주 연속 낙폭을 만회했다. 지방에선 세종시가 6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이번 주 0.27% 올랐다.
서울 아파트값은 전국 평균보다 더 가파른 회복세를 기록 중이다. 이번 주 서울 아파트값은 0.07% 내려 지난주(-0.08%)보다 0.01%p 낙폭을 만회했다.
특히 강남 3구(서초·송파·강남구)는 이번 주 모두 집값 상승을 기록하는 등 강세를 보였다. 서초구는 0.03% 상승했고, 강남구는 0.02%, 송파구는 0.04% 올랐다. 또한 노원구 마저도 이번 주 0.04%를 기록해 지난해 1월 첫째 주(0.03%) 이후 약 1년 4개월 만에 상승 반전에 성공했다.
전국 주택 미분양 규모 역시 11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올해 초 시장 침체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확산하면서 ‘10만 미분양’설까지 나왔던 것과 비교하면 단시간 내 회복세를 보인 셈이다.
이날 국토부가 발표한 ‘3월 미분양 주택’은 총 7만2104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2월 7만5438가구 대비 4.4%(3334가구) 줄어든 규모다. 전국 미분양 주택은 지난해 12월 6만8148가구에서 올해 1월 7만5359가구로 급증했다. 이후 2월에도 미분양 가구가 늘면서 시장 우려가 커진 바 있다.
하지만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청약 열기가 재점화하면서 미분양 주택이 많이 줄어든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달 수도권 미분양 주택은 1만1034가구로 2월 1만2541가구 대비 12.0%(1507가구) 급감했다. 지방은 6만1070가구로 2월 6만2897가구보다 2.9%(1827가구) 감소했다.
악성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 규모도 지난달 큰 폭으로 늘지 않았다. 지난달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8650가구로 전월(8554가구) 대비 1.1%(96가구) 증가하는 데 그쳤다.
다만 고금리 상황 지속과 전세시장 불안이 계속되는 만큼 본격적인 반등 신호로 해석하기엔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나온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급격한 집값 내림세에서 보합 수준으로 이제야 흐름이 바뀐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매수자도 급하게 사지 않고, 집주인도 급매로 팔지 않는 상황이 이어지는 만큼 한 차례 금리 인하가 시행되기 전까진 현 상황이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