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 장사’로 비판받은 주요 은행들이 부정적인 이미지 탈피를 위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막대한 자금을 사회공헌에 쏟아붓는 한편 ESG 프로젝트 및 위원회 구성 등 글로벌 ESG 경쟁력을 잃지 않기 위한 다양한 활동에도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1일 금융위원회 및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은행의 사회공헌 지출액은 1조1305억 원에 달했다. 이는 전년(1조617억 원)보다 6.5% 증가한 규모다.
은행들이 ESG경영에 힘쓰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기업을 평가하는 데 있어서 ESG 실적이 주요 잣대가 됐기 때문이다. 실제 재무적인 성과뿐 아니라 환경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 등도 기업 평가의 척도가 되고 있다. 여기에 정부가 은행에 대한 공공성을 강조하며 상생금융 실천을 요구한 점도 ESG경영 강화 요인으로 꼽힌다.
이런 기조에 맞춰 신한은행은 ‘금융의 선한 영향력’을 전하는 일류 은행이 되겠다는 의지를 담은 ‘ESG 상생 프로젝트’를 새롭게 추진하기로 했다. 신한은행은 이 프로젝트를 통해 ESG 각 분야를 포괄해 사업을 추진하는 ‘상생 지원’과 ESG 실천 캠페인, 봉사활동, 기부 등 사회적 가치 창출 역량을 높일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미래 성장동력인 청년·스타트업 지원 △문화·예술을 통한 ESG경영 실천 △탄소중립 실천문화 전파를 통한 고객 탄소감축 유도 △상생금융 상품·서비스·채널 협업 △상생금융 활성화를 위한 전행 회의기구 운영 등을 추진한다.
우리은행도 ESG경영 확산을 위한 상품을 출시하고, ESG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는 등 적극적인 ESG경영에 나서고 있다. 우리은행은 3월 31일 대·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을 위한 금융상품인 ‘우리 ESG 실천 협력기업 상생대출’을 선보였다. 이 상품은 우리은행과 협약을 맺은 대기업이 정기예금에 가입해 예금이자로 ESG경영 우수협력기업의 대출이자를 지원한다. 우리은행은 대기업과 협력기업의 ESG경영 실천항목에 따라 협력기업에게 최대 0.6%의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한국수출입은행도 지난달 18일 올해 첫 ESG위원회를 열고 ESG 경영 강화에 나섰다. 수은은 허장 사외이사를 ESG위원회 위원장으로, 남혜정 사외이사를 위원으로 신규 선임하는 등 윤희성 수은 행장을 비롯해 3인 체제의 ESG위원회 구성을 완료했다. 윤 행장은 “ESG 관련 제도화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다”며 “수은은 친환경 사업 지원 등 정책금융기관으로서 ESG 생태계 활성화 역할에 충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은 은행권의 사회공헌활동 강화를 위해 관련 공시 활성화에 나서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또한, ‘ESG 금융추진단’을 통해 ESG와 관련한 금융분야의 다양한 정책 과제를 점검하고 있어 향후 은행들의 ESG경영 강화 노력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은행권이 수익의 일부를 다시 사회에 환원하는 사회공헌활동을 하는 것은 국민의 경제적 어려움을 덜어주면서 국민과 은행 간 ‘상생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나가는 과정”이라며 “ESG 중 ‘S(사회)’에 부합하는 것으로 지속가능한 경제환경 조성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활동”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