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력 향상 의약품·건강기능식품 없다…“ADHD 치료제 사용해선 안 돼”

입력 2023-04-10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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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학원가, 마약 담긴 음료수 유통돼

▲서울 강남 학원가에서 학생에 유통된 마약 음료. (사진제공=서울강남경찰서)
▲서울 강남 학원가에서 학생에 유통된 마약 음료. (사진제공=서울강남경찰서)

최근 서울 강남 학원가에서 기억력 상승·집중력 강화에 좋은 음료라며 고등학생들에게 마약이 담긴 음료수를 건넨 일당이 붙잡혀 논란이 일었다. 보건당국은 집중력 향상을 목적으로 하는 의약품이나 건강기능식품은 없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0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마약수사대는 지난 3일 서울 강남 일대에서 학생들에게 마약 성분이 든 음료를 ‘기억력 강화 음료’라고 속여 마시게 한 일당 4명을 모두 체포했다. 해당 음료수에는 필로폰과 엑시터시 등 마약 성분이 검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학생들에게 건넨 음료수 병에는 ‘메가ADHD’라고 적혀 있다.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치료제는 약 20여 년 전부터 강남 일대를 중심으로 ‘공부 잘하는 약’으로 잘못 알려져 오남용하는 일이 발생했다. ADHD 치료제는 뇌에서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을 증가시켜 ADHD 증상 완화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ADHD 진단을 받지 않은 사람이 ADHD 치료제를 복용 시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현재 국내에서 시판중인 ADHD 치료제 주성분인 ‘메틸페니데이트(methylphenidate)’의 경우 임의로 복용하면 △두통 △불안감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면 심각한 경우 △환각 △망상 △공격성 등의 정신과적 증상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러한 상황임에도 ADHD 치료제를 찾는 이들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이 지난해 10월 국민건강보험공단을 통해 ADHD 치료제 처방자의 거주지 자료를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 2021년 서울시에서만 7만2874명이 치료제를 처방받았다. 자치구별로 살펴보면 강남(2004명)·송파(1971명)·서초(1333명)·노원(1108명) 순으로 처방을 많이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5년 간 추이를 보면 노원구의 처방 인원은 줄어드는 추세인 반면, 강남 3구는 급증하고 있다.

신현영 의원실은 학부모들 사이에서 ADHD 치료제가 집중력 향상 효과가 있다는 소문이 돌아 처방 인원이 늘어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 의원은 “과거 교육열이 높은 강남 3구를 중심으로 ADHD 치료제가 공부 잘하게 하는 약으로 둔갑한 적이 있다”라며 “한국 사회의 과도한 교육열과 약물 오남용의 결과로 ADHD 약물 처방이 늘어난 것은 아닌지 검토해야 한다”라고 언급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집중력 강화 의약품은 없다. 건강기능식품에도 (집중력 강화에 대한) 효능·효과가 있다는 카테고리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집중력 향상’, ‘공부 잘하는 약’, ‘기억력 증가’ 등 검증되지 않은 효능·효과를 내세운 식품·의약품에 대해 매년 점검하고 있다.

한편, 서울시교육청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신종 마약범죄 증가에 대비하기 위해 학생 및 교직원, 학부모를 대상으로 ‘마약류를 포함한 유해약물 일상·특별 예방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은 서울경찰청, 서울시, 마약퇴치운동본부와 함께 청소년 마약 예방을 위한 공동대응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5월부터 7월까지 학생·학부모·교직원을 대상으로 신종마약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학교로 찾아가는 신종마약 특별예방교육’을 마약퇴치운동본부에 연계해 실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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