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기금운용 신뢰 ‘흔들’, 전문위원장 선임 지연…임원 인사 놓고 ‘설왕설래’

입력 2023-03-23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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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책위 이외에 투정위·위성위 위원장직 공석…SVB 등 해외 리스크 논의 창구 부재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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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 수익률 부진 뿐만 아니라 인사 조직 측면에서도 잡음이 일고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산하 전문위원회 가운데 투자정책전문위원회(이하 투정위), 위험관리·성과보상전문위원회(이하 위성위)의 위원장 결정이 아직도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 13일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이하 수책위) 위원장으로 신왕건 상근전문위원이 호선된 이후 나머지 2개 전문위 위원장직은 여전히 공석인 것이다.

통상적으로 3월은 주주총회가 집중돼 있고, 한 해 계획을 수립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3개 전문위 회의가 연달아 열리는 시기로 인식돼 있다. 더욱이 투정위는 투자정책의 변경에 관한 사항 등을 심의·검토할 수 있다. 최근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크레디트스위스(CS) 유동성 위기가 확산되면서 해당 기관에 대한 국민연금의 투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졌다.

국민연금은 작년 말 기준으로 SVB 주식과 채권을 각각 1218억 원, 171억 원 보유했다. CS 채권의 경우 그 규모가 1359억 원으로 전해졌다. 국민연금 측은 CS 채권 1359억 원 가운데 99.63%에 해당하는 1354억 원이 선순위 채권이라고 밝히며 우려를 불식시키고 있지만 우려는 완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투정위나 위성위 회의가 지금쯤이면 4~5회 정도는 열렸어야 하는데 아직 위원장도 결정 못 한 것은 의아스러울 뿐”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최근 서원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이 단행한 임원 인사에 대해서도 뒷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국민연금은 다음달 10일자로 박성태 현 전략부문장을 뉴욕 사무소장으로, 이석원 현 주식운용실장을 전략부문장으로 임명하는 인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달 초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연금이 국민의 소중한 노후자금을 잘 지킬 수 있도록 기금 운용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라”고 언급한 이후에 인사가 이뤄진 것이다.

특히 박 부문장의 해외 파견 인사를 놓고 국민연금 내부 일각에서는 납득하기 어렵다는 얘기도 나온다. 항간에는 김태현 국민연금 이사장과의 갈등으로 인해 이번 인사가 단행됐다는 얘기도 전해지고 있다. 박 부문장은 투자전략팀장, 리스크기획팀장 등을 지내며 기금운용의 독립성 등 기금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국민연금 ‘위임전결규칙’에 따르면 기금운용본부 운용직의 인사관리에 대한 세부시행계획 수립 등 일반사항, 보직명령, 근무평정 결과보고는 본부장 전결로 이뤄진다. 채용, 승진, 재계약 등 임용 관련 결과보고에 대한 전결권은 이사장에게 있다.

국민연금 노조 관계자는 “이번 인사를 두고 어떤 갈등설에서 비롯된 것 아니냐는 얘기를 듣긴 들었다”면서도 “다만 이번 인사는 국민연금 수익률 제고 조치의 일환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금위 내 전문위원으로 활동했던 한 관계자는 “인사 변동 이후에 업무를 파악하는데 시일이 오래 걸래는 데 전문위 위원장이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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