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아파트 전·월세 신규계약에서 전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전월 대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월세 선호현상, 아파트 입주 여파 등으로 전셋값이 하락하자 월세 대신 전세를 선택한 세입자들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23일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달 체결된 전·월세 신규계약에서 전세 비중은 58.4%(2만2033건)으로 집계됐다. 이 비중은 지난해 하반기 낮아지기 시작해 12월 52.6%(2만2806건)까지 내려왔다가 지난달 다시 높아졌다. 반면 갱신계약에서 전세의 비중은 지난해 7월(70.8%) 이후 60% 후반대를 유지하면서 미미한 수준의 변동을 나타냈다.
권역별로 올해 1월 전세 신규계약 비중은 수도권이 61.3%, 지방이 54.2%로, 모두 지난해 12월 대비 높아졌다. 서울은 1월 들어 송파구, 강동구 등을 중심으로 전세 신규계약이 늘면서 직전 달 대비 거래 건수(4567건→4752건)와 비중이(45.9%→57.8%) 모두 증가했다. 최근 입주물량이 집중되면서 전셋값이 크게 내렸고, 전세 갈아타기 수요가 늘어난 것이 거래 증가를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대출 이자 부담과 역전세, 전세 사기 등의 우려로 세입자들의 월세 선호가 지속하고 있음에도 아파트 신규계약 비중이 커진 데에는 전셋값 하락과 높아진 월세 부담을 주된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며 "전셋값 약세가 지속하는 만큼 수도권 아파트 시장 위주로 갱신권을 사용하지 않고 낮은 가격에 신축이나 학군, 직주근접 등이 쉬운 지역으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