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위원회를 통과한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과 관련해 "개정안의 무리한 국회 강행처리 시 사회갈등과 기업현장의 불확실성을 키워 국가경제 전반에 심대한 부정적 여파가 예견된다"며 "국회에서 다시 한번 심사숙고해 재논의해 주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20일 밝혔다.
추경호 부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열고 "노사관계의 근간을 흔들고, 위헌 소지가 있는 법안이 충분한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되는 데에 대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추 부총리는 "지난주 국회 환노위 소위에서 의결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은 사용자 범위와 노동쟁의 대상을 확대하고, 노조 불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며 "헌법·민법 원칙에 위배되고, 노사갈등을 확산시킬 우려가 매우 크기 때문에 근본적인 재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용자 범위에 근로계약 체결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조건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자도 포함해 그 범위를 모호하게 확대함으로써 헌법상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 등을 위배할 소지가 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부당노동행위, 임금체불 등 현재 사법적으로 해결해야 할 분쟁 대상조차도 노동쟁의 대상으로 무리하게 포함해 노사갈등이 더욱 빈번해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추 부총리는 "노동조합의 불법행위에 대해 배상의무자별로 손해배상 책임 범위를 정하도록 하고, 신원보증인의 배상책임을 면제시켜 민법상 불법행위에 대한 연대 책임 원칙*을 훼손하고, 피해자 보호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오는 21일 국회 환노위 전체회의에서 노조법 개정안에 대한 각계의 우려 사항을 다시 한번 심사숙고해 재논의해 주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회의에서는 신(新)성장 4.0 전략 2023년 추진계획과 연도별 로드맵도 논의됐다. 정부는 작년 12월 미래산업 중심의 신성장 4.0 전략 추진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미래형 모빌리티·스마트 물류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담은 2023년 추진계획을 마련해 올해 30여 개의 세부대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추 부총리는 먼저 도심항공 모빌리티(UAM) 분야와 관련해 "2025년 상용화를 목표로 올해 8월부터 6개 민간 컨소시엄이 참여하는 실증비행 테스트를 착수하겠다"며 "연내 자율주행 통신방식 결정, 정밀도로지도 3400km 추가 구축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미래 핵심기술인 양자기술의 경우, 선진국과의 기술격차 축소를 위해 20큐비트 양자컴퓨터개발·시연을 올해 하반기로 앞당기도록 하겠다"며 "미래의료 기술은 올해 상반기 중 K-바이오백신 펀드 5000억 원 조성 등을 통해 감염병 백신·치료제 개발을 위한 투자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추 부총리는 "돌봄, 교육, 의료 등 국민 생활에 인공지능(AI)을 도입하는 '전 국민 AI 일상화 프로젝트'를 6월까지 마련해 전국적으로 추진하겠다"며 "온실가스 실질 배출량이 제로(0)인 도시 '넷제로 시티'는 올해 하반기 중 대상지 10개소를 선정해 실행계획 수립 등을 거쳐 2026년부터 조성해 나가겠다"고 언급했다. 스마트그리드의 경우, 기존 주유소에서 전기를 직접 생산·충전하는 에너지 슈퍼스테이션이 2027년까지 500개 이상 확대될 수 있도록 관련 규제를 개선할 계획이다.
신성장 4.0 전략의 첫 세부대책인 스마트 물류 인프라 구축방안도 논의됐다. 정부는 코로나 팬데믹을 계기로 급성장한 물류산업을 AI, 드론, 로봇 등 첨단기술과 접목, 스마트 물류화해 신성장동력으로 적극 육성할 방침이다.
정부는 무인배송 법제화, 안전기준 마련 등 기반 조성과 함께 드론 특별자유화구역 확대, 자율주행 화물차 광역 시범운행지구 지정 등을 통해 2027년까지 무인배송 서비스의 조기 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도심 내 주문배송시설(MFC) 입지 허용 등을 통해 AI 기반 당일배송 시스템을 구축하고, 낙후된 물류시설의 재정비를 위해 물류·상업·주거·문화 시설이 융·복합된 도시첨단물류단지도 조성할 예정이다. 국가전략사업으로 추진하는 물류단지에 대해선 개발제한구역 규제도 완화한다.
아울러 추 부총리는 'K-Network 2030 전략'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추 부총리는 " 정부는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6G 네트워크 기술력을 확보해 2030 부산엑스포 이전에 대규모 6G 후보 기술을 시연토록 하겠다"며 "6G 상용화 및 오픈랜 핵심 장비 기술개발 등에 6000억 원 규모를 선제적으로 투자하고, 네트워크 분야 정부 연구·개발(R&D)의 민간기업 참여 비중을 지난해 9%에서 내년에는 60%까지 대폭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해외의존도가 높은 6G 핵심 품목들의 기술자립화를 위한 R&D를 적극 지원하고, 새로운 보안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양자암호통신 등 보안기술 확보 등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