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스타링크’ 논란에도...美블링컨·中왕이 만나나

입력 2023-02-14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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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찰풍선 제조사 ‘스타링크’에 비유 홍보
블링컨, 뮌헨서 왕이와 대면 회담 검토
만남 성사되도 갈등 일시 해소되긴 어려울 듯

▲토니 블링컨(오른쪽) 미국 국무부 장관이 지난해 7월 9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당시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었던 왕이 현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을 만나고 있다. 발리/AP뉴시스
▲토니 블링컨(오른쪽) 미국 국무부 장관이 지난해 7월 9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당시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었던 왕이 현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을 만나고 있다. 발리/AP뉴시스
중국발 정찰 풍선으로 촉발된 미·중 갈등이 점입가경 양상으로 치닫는 가운데 주요 2개국(G2) 외교 수장 만남이 성사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이 17~19일 독일에서 열리는 뮌헨안보회의에서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과 만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두 사람의 만남이 성사되면 4일 중국 정찰 풍선 격추 이후 처음으로 양국 고위급 외교 수장이 대면 접촉을 하게 된다. 블링컨 장관은 5~6일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미국 영공에서 중국 정찰 풍선이 발견되자 해당 일정을 무기한 연기했다.

실제로 양국 외교수장이 대면하게 되더라도 이 자리에서 양국의 갈등이 일시에 해소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날 한국과 미국, 일본 외교부 차관은 중국 정찰 풍선에 대해 한목소리로 비판에 나섰다. 조현동 외교부 1차관과 셔먼 미 국무부 차관, 모리 다케오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은 워싱턴D.C 국무부에서 한미일 외교차관 협의회를 마친 후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어떤 나라도 다른 나라의 주권을 침해할 수 없다”며 중국의 정찰 풍선이 미국 영공을 침입한 것을 비판하고 이를 격추한 미국 정부의 대응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중국은 이날도 정찰 풍선 문제를 놓고 입씨름을 이어갔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정찰 풍선과 관련해 “미국의 정찰 풍선이 지난해 이후 최소 10차례 중국의 승인 없이 영공에 진입했었다”고 말했다. 왕 대변인은 미국 풍선이 침입한 시기와 장소를 특정하지 않으면서도 “미국은 중국을 모욕하고 책망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반성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은 즉각 반박에 나섰다. 웬디 셔먼 미 국무부 차관은 기자회견에서 “중국 영공에 미국 정부의 풍선은 없다. 아예 없다. 제로(0)”라고 밝혔고, 존 커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 역시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미국은 중국 영공에 풍선을 띄우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양국 정부의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뉴욕타임스(NYT)는 중국이 성층권에 여러 대의 정찰 풍선을 고정해 놓고 전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NYT는 중국 정찰 풍선을 개발한 중국 EMAST가 이 같은 최종목표를 지난해 자사 홈페이지에 게시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이 회사는 정찰풍선 네트워크를 미국 우주항공업체 스페이스X의 위성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에 비유했으며 이보다 앞서 2017년에는 정찰 풍선의 기능에 대해 ”고해상도로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통신이 가능하고 정찰과 운항 능력이 있다“고 홍보하기도 했다.

한편, 북미에서 격추된 비행 물체들에 관한 세부 정보가 조금씩 공개되고 있다. 앞서 미국은 주말에만 자국 영공에서 2개, 캐나다 영공에서 1개를 격추했다. CNN이 입수한 국방부 메모엔 “캐나다 영공에서 격추된 물체는 밧줄에 묶인 작은 금속 풍선으로 보이며, 물체는 격추되기 전 미국의 민감한 장소 인근을 지났다”고 적혔다. 다만 이들 정체불명의 비행체 3개의 잔해는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인근 대서양 상공에서 4일(현지시간) 미국 F-22 스텔스 전투기가 중국 정찰 풍선을 격추하고 있다. 머틀비치/AP연합뉴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인근 대서양 상공에서 4일(현지시간) 미국 F-22 스텔스 전투기가 중국 정찰 풍선을 격추하고 있다. 머틀비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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