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13일 “정부는 올해를 포괄임금 오·남용 근절의 원년으로 삼고 전례없는 강력한 조치를 통해 불법·부당한 행위를 뿌리 뽑겠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이날 서울고용노동청에서 진행된 정보기술(IT) 기업 노동조합 지회장·근로자들과 간담회에서 “포괄임금 오·남용 근절은 현시점에서 가장 확실한 근로시간 단축 기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올 상반기 기획감독을 시작으로 하반기 추가적인 기획감독도 실시하고, 3월 가칭 ‘편법적 임금지급 관행 근절대책’도 발표하는 등 포괄임금 오·남용에 행정력을 총동원해 공짜 야근, 장시간 근로를 야기하는 현장의 불법·부당한 관행을 바로잡겠다”고 덧붙였다.
간담회에 앞서 포괄임금 신고센터에 접수된 주요 사례를 보면, A 씨는 “연장근로시간을 한 달 33시간으로 정해놓고 연장근로수당 1.5배를 주지도 않는다”며 “출퇴근 기록카드를 요청하였으나, 사측의 거부로 출퇴근기록도 안 되고 있다. 일한 만큼 돈 좀 받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B 씨는 “사측은 고정수당이라는 명목으로 연장·야간·휴일근로의 대가를 지급하고 있는데, 실근무시간은 계약된 시간 이상이고 수당이 정상적으로 지급되지 않았다”며 “출퇴근 기록도 조작하고, 근로계약서에 규정한 근무시간을 준수하려는 태도와 의지가 전무하다”고 토로했다.
고용부가 인용한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소프트웨어산업 근로자의 임금을 산정하는 방식은 포괄임금 계약 방식이 전체 63.5%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 장관은 “포괄임금 오·남용은 근로기준법상 임금 체불로 일한 만큼 보상받지 못해 공정의 가치에도 맞지 않고, 특히 노동시장에 막 진입한 청년, 저임금 근로자의 좌절감을 가져오므로 반드시 근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간담회 참석자들도 정부 방침에 호응했다. 넥슨 노조 지회장은 “포괄임금 오·남용 사례로는 근로시간 측정이 손쉬운 사무직 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포괄임금, 포괄임금을 이유로 근로시간 자체를 측정하지 않는 경우 등이 있다”며 “넥슨은 포괄임금제 폐지 후 평균 근로시간이 감소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근을 하는 사람들은 수당이 올라가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