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 “추위 때문에 대응 늦어져” 해명
비판 거세지자 트위터 접속 차단
규모 7.8과 7.5의 연쇄 강진이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강타한 지 3일째가 되면서 사망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8일(현지시간) AP통신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진 발생 사흘째인 이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총리는 지진 발생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9057명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시리아에서는 당국과 반군 측 구조대 '하얀 헬멧'이 밝힌 것을 합친 사망자 수치는 최소 2992명인 것으로 추산됐다.
재해가 발생했을 때 생존율이 급격히 떨어지는 골든타임이 끝나가면서 공식 사망자 수가 매일 업데이트될 때마다 피해 규모가 천명 단위로 늘어나고 있다.
자연재해 전문가인 스티븐 고드비는 "자연재해 발생 후 첫 72시간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평균적으로 재해 발생 24시간 이내 생존율은 74%, 72시간 이후에는 22%, 5일째에는 6%에 그친다"고 말했다.
구조작업은 난항을 겪고 있다. 전 세계 24개국 이상의 수색·구조팀이 시리아의 구조 대원들에 합류했다. 하지만 강진 이후 여진이 이어졌던 터라 피해 지역 규모가 워낙 커서 여전히 많은 사람이 도움의 손길을 미처 받지 못하고 있다. 또한, 일부 지역은 영하 6도까지 내려가면서 일부 희생자들은 지진 피해가 아닌 갇혀 있다가 추위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AP는 전했다.
한 수색대원은 "오늘 수색에 참여한 지역에서는 생존자는 아무도 없었다"면서 "도로가 사실상 마비돼 필요한 모든 지역에 접근하기가 어렵고 구조대원 수도 부족하다. 추위 때문에 손으로 아무것도 집지 못할 정도다. 구조 작업 기계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여전히 잔해 속에 갇혀 있는 생존자 수가 어느 정도인지 확실하지 않다.
이런 가운데 튀르키예 당국은 이날 트위터 접속을 차단했다. 지진 피해와 관련해 루머와 비방을 차단한다는 이유에서다. 튀르키예 지진 피해 지역에서는 당국의 대응이 지연되면서 피해를 키웠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에르도안은 이날 지진 발생 이후 처음 재난 지역에 방문해 정부가 이미 얼마나 피해 지역을 지원했는지를 강조하면서 피해 지역 주민들에게 인내심을 촉구했다. 정부 대응이 지연된 것은 인정하면서도 겨울 혹한 탓을 했다.
그는 "대규모 재난에 대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우리는 우리 국민을 돌보지 않는 사람을 방치하지 않을 것이며, 불량한 사람들이 정부의 대응에 대해 거짓말과 비방을 퍼뜨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튀르키예 경찰은 정부 지진 대응과 관련한 허위 정보를 단속하는 과정에서 18명을 구금했으며, '공포'를 조장하는 200개 이상의 트위터 계정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지진 피해에서 살아남았다고 해서 안전한 곳에서 지내고 있는 것도 아니다. 한 생존자는 AP통신에 "텐트도 없고 난로도 없고 아무것도 없다"면서 "우리는 굶주림이나 지진으로 죽는 것이 아니라 추위에 얼어 죽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