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우리금융지주 차기 회장으로 낙점되면서 취임까지 남은 한 달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5일 우리금융에 따르면 임종룡 회장 후보자는 3월 25일 임기가 만료되는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의 뒤를 잇는다.
임 후보자는 조만간 인수위원회를 꾸려 차기 회장 취임을 위한 준비 단계에 들어간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이르면 다음 주께 임 후보자가 인수위를 꾸려 취임 준비에 나설 것"이라면서 "지주 내부에선 완전 민영화 이후 외부 출신이 처음 오는 만큼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가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해결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당장 임 후보자는 내부와의 갈등 문제 봉합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우리금융 노조는 임 후보자에 대해 '금융 관치 논란'을 언급하며 영업을 중단할 수도 있다고 피력해왔다. 박봉수 우리금융 노조 의장(우리은행지부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임 전 위원장의 행태(우리금융지주 차기 회장 도전)는 모순의 극치"라며 "(임 전 위원장의 회장 선임을) 막기 위해 영업을 중단할 각오까지 하고 있다"고 공표한 바 있다.
'금융 관치 논란' 을 둘러싼 우리금융의 내홍이 깊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임 후보자가 노조와의 스킨십을 통해 어떻게 풀어나가느냐 여부가 초기 임종룡호(號) 안착에 관건이 될 전망이다.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인선도 임 후보자가 한 달 내 처리해야할 가장 중요한 사안이다. 현재 우리금융은 자회사 15곳 중 9곳의 CEO의 공식 임기가 만료됐다. 당장 우리카드, 우리금융캐피탈, 우리종합금융, 우리자산신탁, 우리금융저축은행 등은 이미 CEO 임기가 만료되거나 이달까지 유임됐다. 임 후보자는 취임에 맞춰 계열사 수장들을 교체함으로써 우리금융 개혁에 한 발 나아갈 전망이다.
임 후보자는 우리금융 사외이사에 대해서도 어떻게 교체할지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우리금융 사외이사 7인 중 노성태 삼성꿈장학재단 이사장, 박상용 연세대 명예교수, 정찬형 전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 장동우 IMM인베스트먼트 대표의 임기가 다음 달 끝난다. 임 후보자가 내부 개혁을 위해 새 인물로 채울지, 연임을 하도록 할지 이사회와 함께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임 후보자는 입장문에서도 '조직 혁신'과 '신기업문화 정립'을 언급한 바 있어 대대적인 쇄신을 통해 개혁 신호탄을 쏘아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은행이 금융당국을 상대로 진행하는 행정소송 여부에도 이목이 쏠린다. 앞서 손 회장은 용퇴를 결정하면서도 개인의 명예 회복을 위해서라도 '라임펀드 사태'와 관련한 중징계에 대해 취소해 달라며 행정소송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이사회에서 논의해야 할 부분이지만 이에 대해 임 후보자도 우리금융과 금융당국과의 관계 회복을 위해 어떤 결정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앞서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와 관련해 "손 회장이 용퇴를 결정한 상황에서 결국 소송 주체는 기관으로써 우리은행이 될 것"이라며 "우리은행이 소송을 할지, 소송을 할 경우에 어떤 입장을 취할지는 (손 회장보다) 우리은행 이사회와 차기 회장이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