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컨 국무장관 방중 계획 연기
중국, 격추 소식에 즉각 반발
미국 국방부가 4일(현지시간) 자국 본토 상공을 비행하다 포착된 중국 풍선을 대서양 상공에서 격추했다. 해당 풍선은 '정찰용'으로 의심되고 있는 상황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오늘 오후 조 바이든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미 북부사령부 소속 전투기가 사우스캐롤라이나 해안 영공에서 중국이 보내고 소유한 고고도 정찰 풍선을 성공적으로 격추했다"고 밝혔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상에 있는 그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고 가능한 한 조속히 풍선을 격추하라고 국방부에 지시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버지니아주 랭글리 기지에서 출격한 F-22 스텔스 전투기가 이날 오후 2시 39분 고도 6만~6만5000ft(약 20km)에 있던 풍선을 AIM-9 공대공미사일 한 발로 격추했다. 풍선 크기는 스쿨버스 3대 크기에 달한다. 풍선 잔해는 약 47피트 깊이의 비교적 얕은 바다에 떨어졌으며, 최소 7마일에 잔해들이 퍼져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해군 함정과 해안경비대 함정은 해당 풍선이 탑재하고 있는 감시 장비를 회수에 나섰다고 국방부는 전했다. 다만 회수까지 얼마나 걸릴지, 회수된 장비를 복구해 무엇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풍선 격추가 미·중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하지만 해당 풍선이 미국 영공에 진입했다는 소식에 토니 블링컨 미 국무방관은 방중 계획을 연기했다.
미국은 지난달 28일 알래스카에서 이 풍선을 처음 발견하고 알래스카 북부를 가로질러 같은 달 30일 캐나다 북서쪽으로 진입하는 것을 감시했다. 다음날 풍선은 미국 아이다호와 몬태나 상공을 진입했다. 몬태나주에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격납고가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미 지난달 31일 군사적 해결 방안을 마련할 것을 국방부에 지시했다. 이에 미국 정부는 풍선이 몬태나주 상공에 도달했을 때 격추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풍선 잔해에 따른 지상 피해를 우려해 계획을 접었다. 결국, 국방부는 해상으로 이동할 때 격추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결론을 내렸고, 바이든은 이를 승인했다.
중국 정부는 풍선이 정찰용이라는 미국의 발표에 대해 기상관측에 주로 쓰이는 민수용 비행선이 통제력을 상실해 미국 영공에 진입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5일 성명을 내고 해당 풍선은 "민간용이며 실수로 미국에 들어간 풍선에 무력을 사용하는 것은 명백한 과잉 반응"이라면서 "국제 표준 관행을 위반한 것"이라고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