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차기 회장 이원덕 vs 임종룡 2파전…'관치 논란' 속 개혁 적임자는?

입력 2023-01-3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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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덕 우리은행장(왼쪽)과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사진제공=우리금용그룹)
▲이원덕 우리은행장(왼쪽)과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사진제공=우리금용그룹)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후임이 될 차기 수장 자리를 놓고 사실상 이원덕 우리은행장과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의 2파전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이 행장은 손 회장이 용퇴를 결정한 후 내부 결집을 위한 적임자라는 평가가 나오는 반면, 임 전 위원장은 관료 출신으로 NH농협금융 회장까지 거쳐 우리금융의 혼란한 상황을 정리할 적임자로 평가받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27일 회장 후보 숏리스트(2차 후보군)를 4명으로 추렸다. 내부 인사로는 이 행장과 신현석 우리아메리카 법인장, 외부 인사로는 임 전 위원장과 이동연 전 우리FIS 사장이 선정됐다.

임추위는 다음 달 1일 심층 면접, 3일 추가 면접을 거쳐 최종 회장 후보를 단독 추천할 예정이다.

우리금융 내부에서는 차기 회장 선정을 두고 이 행장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이 행장은 우리금융에서 글로벌전략부장, 전략부문 부사장 등을 지낸 재무기획통으로 유명하다. 손 회장과 같은 한일은행 출신으로, 이 행장이 차기 회장에 선임되면 '세대교체' 명분 속에 그동안 손 회장과도 오랜 기간 발을 맞춰온 만큼 안정적인 경영이 가능할 전망이다.

반면 임 전 위원장은 기획재정부 관료 출신인 데다 금융위원회 위원장을 거쳤으며, NH농협금융 회장 등 금융사 CEO도 역임해 우리금융의 혼란한 상황을 정리할 적임자로 평가받는다. 임 전 위원장은 우리금융 회장 자리에 직접 출사표를 던지며 적극적인 의지도 드러냈다. 그는 "농협금융 회장을 지내면서 올린 성과를 바탕으로 우리금융의 발전에 도움이 되고자 한다"며 "(나를 둘러싼) 관치 논란보다는 회사의 발전을 위해 뭐가 더 바람직한지 판단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문제는 '관치 금융'에 대한 우려로 임 전 위원장에 대한 노조의 반대가 극심하다는 점이다. 박봉수 우리금융노조협의회 의장(우리은행지부 위원장)은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임종룡 전 위원장이 행태(우리금융지주 차기 회장 도전)는 모순의 극치"라며 "(임 전 위원장의 회장 선임을) 반드시 막겠다. 영업을 중단할 각오까지 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금융당국은 최대한 '관치 금융' 논란을 불식시키며 임 전 위원장의 손을 들어주는 분위기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26일 보험업 CEO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금융지주 회장 선임 절차에 대해 "우리금융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롱리스트(1차 후보군)가 어떤 기준과 경로로 작성됐는지, 적격 후보를 숏리스트로 만드는 기준이 무엇인지, 그걸 정할 때 여러 정량·정성평가를 하는 게 상식"이라며 "일주일 만에 정리가 되는 게 물리적으로 가능한지 걱정이 있다"고 밝혔다. 이 원장의 이런 발언은 우리금융 임추위에 '공정한 판단'을 주문해 '관치 논란'을 불식시키려 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 행장은 어수선한 상황에 내부 결속을 할 수 있는 적임자로, 임 전 위원장은 관료 출신에 금융지주 CEO마저 거친 전문가로 손꼽힌다"면서도 "임 전 위원장은 '관치 논란'이 지속해서 불거지고 있는데도 숏리스트에 포함된 것을 보면 여전히 차기 회장의 유력한 후보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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