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K팝 그룹 블랙핑크와 팝스타 퍼렐 윌리엄스의 사진사를 자처했다가 자국민의 뭇매를 맞고 있다.
25일(현지 시각) 명품 브랜드 티파니의 알레상드르 아르노 부사장은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별다른 설명 없이 사진 한 장을 게재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블랙핑크 멤버들과 퍼렐 윌리엄스가 자선행사 중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가수들이지만, 이들을 찍는 사진사의 정체에도 눈길이 쏠렸다. 사진을 찍고 있는 이가 다름 아닌 마크롱 대통령이었기 때문이다. 아르노 부사장은 그의 뒷모습에 ‘@emmanuelmacron’이라는 태그를 덧붙이기도 했다.
이 자선행사는 마크롱 대통령의 부인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가 이사장으로 있는 자선단체가 주최했다. 블랙핑크는 이 자리에서 정규 2집 타이틀 곡 ‘셧다운(Shut Down)’을 불렀으며, 공연이 끝난 뒤 마크롱 여사와 인사하고 사진을 찍은 것으로 알려졌다.
마크롱 대통령도 퍼렐 윌리엄스와 함께 찍은 사진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게재했다. 그는 “개방적이며 평화롭고 인권을 존중하는 모든 사람을 위해. 특히 우리 아이들을 위해 인터넷은 안전한 장소로 남아야 한다”며 “예술가 여러분, 함께 해주시고 목소리를 내 달라”고 적었다. 이어 윌리엄스를 향해 “당신의 헌신에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그러나 프랑스 국민은 이 게시물에 날카로운 반응을 보였다. 현재 프랑스 전역에서 정부의 연금 개혁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리는 등 회의적인 여론이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 정부는 적자를 우려하며 연금 수령을 시작하는 나이를 62세에서 2030년까지 64세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또 연금을 100% 받기 위해 기여해야 하는 기간을 42년에서 43년으로 1년 늘리기로 약속한 시점은 2035년에서 2027년으로 앞당길 방침이다.
프랑스 주요 8개 노동조합은 12년 만에 연합 전선을 구축해 이달 19일 1차 파업을 했으며, 프랑스 전역에서 100만 명 넘는 인원이 시위에 참여했다. 이달 31일 2차 파업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