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국내 휘발유 소비량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유류세 인하 폭이 축소되기 전 미리 재고를 비축해두려는 가수요가 몰리며 소비량이 일시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26일 한국석유공사 석유정보사이트 페트로넷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휘발유 소비량은 927만9000배럴을 기록했다. 1997년 공식 집계를 시작한 이후 월간 소비량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다.
2021년 12월 소비량(812만2000배럴)과 비교하면 14.2% 증가했고, 전월인 지난해 11월과 비교하면 34.4% 급등했다.
휘발유 소비량이 늘어난 것은 올해 1월부터 유류세 인하 폭이 축소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유류세가 오르기 전 미리 재고를 확보해두기 위한 주유소나 대리점의 가수요가 몰리며 소비량이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7월 정부가 유류세를 37%까지 인하했을 당시에는 국내 휘발유 소비량이 852만8000배럴을 기록하며 전월(614만1000배럴)보다 38% 급증하기도 했었다.
조상범 대한석유협회 대외협력실장은 “유류세 인상이나 인하라는 이벤트가 발생하면 가수요가 붙어서 소비량이 큰 폭으로 증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지난달 경유 소비량은 1554만6000배럴로 전년 동월(1629만2000배럴)보다 4.6% 감소했다.
경유 소비량이 소폭 감소한 것은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보다 비싼 가격 역전 현상이 지속하면서 경유 수요가 위축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항공유 소비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크게 늘었다. 지난달 국내 항공유 소비량은 245만8000배럴로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38% 늘었다.
항공유 소비량이 급증한 것은 코로나19 방역 완화에 따라 억눌렸던 여행 수요가 회복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2020년 3월 이후 계속해서 100만 배럴대에 머물렀던 항공유 소비량은 지난해 5월부터 200만 배럴대를 회복했다.
조 실장은 “지난해 항공유의 소비량 증가율은 다른 제품의 소비량 증가율을 훨씬 웃돈다”며 “휘발유나 경유 같은 경우에는 완연하게 소비가 회복돼왔지만 항공유는 가장 늦게, 또 한꺼번에 소비가 회복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